공자의 근심 다산의 근심
2014-12-13 17:27:44
공자의 근심과 다산의 근심 |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걱정이나 근심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누구 있겠습니까마는, 『논어』를 읽어보면 성인이던 공자께서도 언제나 걱정과 근심을 안고서 살아가셨음을 알게 됩니다. “덕(德)이 닦아지지 않음, 학문이 밝아지지 못함, 의(義)를 듣고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함, 착하지 못한 일을 고치지 못함, 이런 게 바로 나의 근심이라(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見善不能改 是吾憂也 : 述而)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다산은 그의 『논어고금주』 라는 책에서 공자님의 근심은 ‘참근심(眞憂)’이라고 해석하고 일반 사람들의 근심인, 가난 걱정, 신분의 천함에 대한 걱정, 배고픈 걱정, 추위 걱정 등이야 ‘한가로운 걱정(閒憂)’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걱정을 해도 참근심을 해야지 한가로운 근심을 해서야 되겠느냐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다산은 강진 귀양살이 시절에 온갖 근심에 싸여 지내며 「우래(憂來)」라는 12장(章)의 시를 읊었습니다. 첫 번째의 근심이 우선 눈에 띄입니다. 弱齡思學聖 젊은 시절엔 성인이 되고 펐는데 中歲漸希賢 중년에야 현자(賢者)라도 바랐네 老去甘愚下 노년이 되어서는 바보라도 달게여기니 憂來不得眠 그런 걱정에 잠도 못 이루네 꿈도 크고 욕심도 많았던 다산은 젊은 시절에는 성인이 되려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율곡 이이(李珥)선생도 젊은 시절에 성인이 되기로 스스로 기약하고,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해야 할 일이 다 끝나지 않았다고 하겠노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自警文). 조선의 대표적인 천재, 율곡과 다산은 그렇게 뜻이 크고 꿈이 높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다산은 유배살이를 하면서 현인(賢人)이 될 수 있는 길이 있다[希賢有路]고 믿으면서 심신을 수양하고 덕을 닦으며 학문을 강론하느라 불철주야 저술 작업에 생을 걸었습니다. 피나는 고독과 외로움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끝내 좌절하지 않고 모두가 인정하는 현자의 지위에 올랐지만, 하우(下愚)로 자처하면서 근심에 싸여 있노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오늘날 어느 누가 성현이 되려는 꿈과 희망을 지닌 사람이 있을까요. 젊은이들이야 어떻게 하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느냐, 어떻게 해야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는냐라는 근심·걱정 이외에 어떤 여타의 생각이나 하고 있겠습니까. 율곡이나 다산은 성인으로 자기(自期)했기 때문에 그 아래 단계인 현자(賢者)가 될 수 있었지만, 오늘의 우리 젊은이들은 현자는커녕, 취직이라도 하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여기고 살아가니, 얻어지는 결과는 그 위로는 갈수 없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성인이던 공자의 근심, 현자이던 율곡이나 다산의 근심을 생각하면서, 오늘의 젊은이들도 높고 큰 희망과 꿈을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옛날의 시에 “인생은 백세의 나이도 채우지 못하나 언제나 천년의 근심을 안고 살아간다(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망가지는 국가의 경제정책 때문에 일자리만 찾는 젊은이들,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줄 수 있을까요. 宋 治淳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