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제3자뇌물' 김성태, 재판 다시 받는다... 李대통령 재판에도 영향 전망
항소심서 공소시각 뒤집혀..."이중 기소 아니다"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1심 공소기각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는 서로 다른 범죄로, 이중기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서도 다시 1심에서 유무죄 판단을 받게 됐다.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건우)는 10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환송했다.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외국환 관리 질서와 국제수지 균형 및 통화가치의 안정이라는 국가·경제적 법익인 반면 이 사건 뇌물공여죄의 보호법익은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국가 기능의 공정성에 관한 것으로 양 죄의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는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지 않고 외국환을 지급한 자를 처벌하는 것이고, 이 사건 뇌물공여죄는 직무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공무원이나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피고인이 상대방에게 외국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실행행위가 일부 중첩되더라도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별개의 공소사실을 법률상 하나의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행위가 뇌물공여 범행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뇌물을 공여하는 주된 범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외국환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행이 그 수단으로 수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에도 행위 태양과 보호법익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와 뇌물공여죄는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 행위, 주체, 태양, 상대방 등이 모두 달라 형법 제40조에 따라 하나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며 “양 죄는 상상적 경합이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이고,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에 대한 공소제기 효력이 나중에 기소된 뇌물공여죄 공소사실에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실체적 경합은 동일한 사람이 여러 개의 행위로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의미한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지난 2월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이미 같은 대북송금 행위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뇌물공여 혐의는 동일한 행위를 다시 기소한 이중기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뇌물공여 사건은 행위자와 범행 일시, 장소, 상대방 등이 모두 동일하다”며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봤다.
반면 검찰은 항소심에서 “두 범죄는 처벌 목적과 보호법익, 범죄 구조, 처벌 대상이 모두 다른 독립된 범죄”라며 “상상적 경합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신 지급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북사업 지원과 보증 등을 대가로 김 전 회장에게 대북송금을 요청했고, 김 전 회장이 이를 대신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검찰은 해당 대북송금이 이 대통령 등을 위한 제3자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김 전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항소심 판단으로 사건은 수원지법으로 돌아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실체 심리가 처음부터 다시 진행된다.
이번 판단은 같은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재명 대통령의 제3자 뇌물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1심 공소기각 판결을 근거로 자신의 사건에서도 면소 판단을 내려달라고 주장해 왔지만, 재판부는 “다른 쟁점이 많다”며 면소 여부는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대통령의 제3자 뇌물 사건 역시 같은 법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 대통령 사건은 대통령 취임 이후 재판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장동혁 "한동훈, 해당행위 아닌 범죄행위로 제명당한 것"
"해당 행위자 복당 영구 금지, 韓 겨냥한 것 아니다
탈당해 무소속 출마, 영원히 우리 당 일원 될 수 없어
올공 투표함은 그냥 쓰레기... 전면 재선거 필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계속해서 ‘끌어안아야 된다’ ‘뺄셈 정치 하지 마라’고 하는데 우리 편을 향해 총을 쏘는 사람은 마이너스”라며 징계를 통한 당 기강 확립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장 대표는 이날 뉴데일리 유튜브에 출연해 “우리한테 총부리를 겨누는 사람을 정리를 해야 된다고 하는 것을 무조건 뺄셈 정치라고 하는데 그런 거(징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게 뺄셈 정치”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오합지졸 같은 병사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 대오로 뭉쳐 하나로 힘을 모아서 싸울 수 있는 그런 조직이냐가 더 중요하다”며 “100명이 있지만 20명이 자기 편을 향해서 총을 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그 20명은 없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에 대해서는 “영원히 우리 당의 같은 일원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그 후보가 당선되고 우리 당 후보가 떨어진 경우들이 많이 있다”며 “당시 많은 의원님들이 ‘지금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한 사람들에 대해서 영원히 복당을 금지한다고 강하게 메시지를 내야만 한다. 그래야 이 사람들을 돕지 않고 우리 당 후보를 돕게 된다’고 요구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출마한 인사에 대해서는 복당 금지를 시사했다. 그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 강하게 징계하고 제명할 것처럼 하다가 결국 ‘우리가 다 끌어안아야 한다’ ‘통합해야 한다’고 해서 복당해 주고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탈당 후 출마했던 사람들을) 그냥 받아주고 사람 없으면 결국 또 우리 후보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당을 운영해서는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장 대표는 2024년 총선 당시 공천이 취소돼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을 작년 말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직에 임명했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영구 복당 금지’ 발언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6일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해당 행위에 대해선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했었다.
장 대표는 한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며 “한 의원은 범죄 행위로 제명을 당한 것이지 해당(害黨) 행위로 제명을 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 게시판’ 문제는 범죄 행위지 ‘해당 행위자 복당 영구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선관위는 노답이다, 특검만이 답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공원에 투표함 옮길 때 선관위원 없이 경찰이 옮겼기 때문에 오염된 투표함”이라며 “투표함이 아니라 못 쓰는 투표용지가 들어간 ‘쓰레기함’,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한다. 전면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장관, "삼성·하이닉스 美 내 반도체 팹 확대해라"
삼성은 "구체적 논의 제안은 없어"
하이닉스는 "확인할 수 없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9일(현지 시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러트닉 상무장관은 미 뉴욕주 클레이에 있는 마이크론 반도체 생산 공장 콘크리트 타설식에 참석해 “나는 (마이크론)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며 “마이크론이 앞장서고 있으니 경쟁자들은 질투심을 느낄 것이고 결국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구체적 추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은 또 “우리는 미국의 훌륭한 기업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이들을 보호하고자 한다. 마이크론이 가능한 한 빨리 공장을 짓기를 바라는 것이 내 견해”라며 “트럼프식 경제 모델은 미국 투자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마이크론이 2022년 밝힌 뉴욕 메가팹 프로젝트다. 마이크론이 부지 조성 단계를 지나 실제 반도체 생산 건물 공사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은 이 부지에 최대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2029년 양산 개시 예정으로, 완공되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제조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을 요구하는 트럼프 정부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번 발언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투자해 서남권 반도체 거점을 짓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고, SK하이닉스 측은 “확인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두 업체는 원칙적으로 좋은 조건이라면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 검토가 가능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겠다고 밝힌 반도체 시설은 파운드리(위탁 생산)와 후공정 패키징 팹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에 짓는 파운드리 팹은 완공 단계로 내년부터 본격 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미 인디애나주에 짓는 패키징 공장은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사실상 미국 내 반도체 시설 확충 요구를 들어주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짓고 받기로 했던 보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용인에 이어 서남권에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팹을 짓기로 하면서 이미 충분한 공급 계획을 마련한 상태라 미국에 메모리 팹을 지을 필요성이 사실상 적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파운드리 팹, SK하이닉스가 패키징 팹을 짓기로 한 것은 미국 고객사 가까운 곳에 위치하겠다는 전략적 선택도 있었다”며 “인건비가 비싸고 메모리 생산 공급망도 없는 미국에 메모리 팹을 짓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이날 콘크리트 타설식에서 2035년까지 미국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약 377조75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6월 밝힌 2000억달러에서 증액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이 같은 투자가 자사 D램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뒷받침하고, 일자리도 미 전역에 9만개 이상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점을 야당이 제기해달라는 법무장관

정성호 법무장관이 8일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와 관련해 “정부 입장은 보완수사권 폐지이지만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국민의힘이) 국회 법사위에 참여해 여러 우려를 전달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최근 검찰 보완수사로 경찰 수사 과정의 증거 인멸이 드러난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 존치를 요구하자 이같이 말한 것이다. 보완수사 폐지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야당에게 대신 제기해 달라고 한 것이다. 비겁하고 무책임한 태도 아닌가.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다. 정 장관은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과 관련한 ‘공소 취소 거래설’이 불거졌을 때 “공소 취소를 지휘할 생각 자체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달 뒤 국회 법사위에선 “(이 대통령 사건) 수사 과정 위법성을 조사해 그게 문제가 된다면 입법적 결단에서 가능하다고 본다”며 특검에 의한 공소 취소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자기는 빠지고 특검에 미룬 것이다.
검찰이 10월에 폐지되면 수사권은 경찰이 거의 독점하게 된다. 그 경찰 수사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지면 경찰이 잘못한 수사를 기소 전에 바로잡을 길이 사실상 없어진다. 경찰에서 가해자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심지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어도 검사가 이를 막기가 어려워진다. 그 피해는 대부분 돈 없고 힘 없는 약자가 입게 된다.
정 장관은 그동안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며칠 전에도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보완수사로 살인범 장윤기의 성범죄 의도를 밝혀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경찰 수사 견제 장치인 보완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 역시 “아주 최소한의 범위만이라도 보완 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당내 강경 지지층이 완전 폐지를 원하고 그 주장에 발을 맞추지 않았다가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우려되자 입을 닫아 버렸다.
대통령도 담당 장관도 국민 삶을 좌우할 중대한 문제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내팽개쳤다. 그리고 야당에게 그 역할을 대신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했다. 그럴 거면 아예 정권을 넘겨야 옳지 않은가.
대법, 노란봉투법 모태가 된 하급심 판결 뒤집었다

대법원이 2020년 CJ대한통운이 택배 기사들과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 노동 행위라고 본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 3부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 노동 행위라는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과 택배 기사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사건은 노란봉투법 입법의 모태였다. 택배노조는 2020년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을 거부하자 노동위에 제소했다. 이에 중앙노동위가 부당 노동 행위가 맞다고 판정하자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23년 CJ대한통운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여서 사용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2024년 서울고법의 2심 판단도 같았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은 법원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며 노란봉투법에 직접 계약이 없어도 근로조건을 실질 지배·결정하면 원청도 사용자라는 조항을 추가해 버렸다. 원래 노란봉투법에는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만 들어 있었다. 이렇게 노란봉투법의 뿌리나 다름없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중노위, 1·2심 판결을 뒤집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노란봉투법이 뿌리를 잃고 허공에 뜬 것이나 마찬가지다. 입법 당시 “법원 판결을 반영해 명문화한 것”이라고 했던 민주당 논거가 무색해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이미 국회에서 통과된 새 입법이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밀어 붙였던 입법의 문제점을 다시 들여다 보는 계기는 돼야 한다고 본다. 노란봉투법처럼 아무런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 노조와 교섭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법을 가진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기업들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은 하청업체 노조와는 산업 안전 등 주어진 의제만 교섭하도록 하고 임금, 성과급 인상 등 다른 요구가 나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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