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의 '황금 동맹' 對 이재명의 '자주 노선'… 누가 실리를 챙기는가
[다카이치 '재팬 퍼스트' 집중 분석]
'아부 외교'의 근간은 전후 요시다 총리
'히로히토=히틀러' 등식을 외교로 깼다
“전쟁에서는 졌지만 외교에서는 이길 수 있다.”
패전 후 일본, 맥아더 장군 휘하 미군 점령(GHQ·General Head Quarters) 당시 총리였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가 남긴 말이다.
정경숙에서 공부하던 시절 연구한 정책 모델 케이스 1호가 요시다의 외교였다.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약소국 외교=강대국 보완’이 요시다 외교의 핵심이다. 주장하기 전에 일단 듣고 따른 뒤, 국익을 하나씩 채워 나가는 ‘정중동(靜中動) 외교’인 셈이다. 요시다 외교는 정경숙 공통 테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정경숙에 다닐 당시 배웠을 것이다.
‘지고서도 이긴다‘는 2012년 방영된 NHK 드라마로 와타나베 겐이 주연을 맡아 시청률 1위에 오른 작품이다. 드라마는 요시다를 ’전후 일본 창조자‘로 묘사한다. 일본은 패전 7년 만에 주권을 회복한 나라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이다. 미국 주도하의 전후 질서에 들어간 뒤, 완전 독립을 확보한다.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2조원...한국 기업史 새로 썼다
1개 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한해 이익 넘어서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개 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43조6010억원)을 넘어서고, 분기 영업이익률이 직전 분기의 2배로 급증하며 한국 기업사(史)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잠정 매출이 1년 전보다 68.06% 늘어난 133조원, 잠정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55.01% 증가한 5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작년 4분기 세운 1개 분기 실적 신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 2배로 껑충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원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예상치를 급상향 조정했지만 증권가 평균 컨센서스는 매출 119조원, 영업이익 40조2000억원이었다. 가장 높은 실적 수치를 예상한 메리츠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3조9000억원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전자는 모두의 예상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은 한국 기업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은 것, 영업이익률(43%)이 직전 분기(21.4%)의 2배가 된 것 등은 모두 한국 기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기업 중 1개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SK하이닉스가 2017년 3분기에 달성한 후 두 번째다.
특히 연간 매출 100억달러(15조원) 이상 대기업의 1개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도 한 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미국에서도 아마존(2023년 4분기)과 엔비디아(2023년 5~7월 분기) 등 소수 기업만 달성한 기록이다. 구조적 전환기에 부침을 겪다가 경쟁력을 되찾으며 폭발한 수요로 인한 이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극심한 공급 부족에 따른 이익 극대화
호실적의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다. 인공지능(AI)이 전 산업과 세계에 확장 적용되면서 AI 훈련과 추론에 필요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면서 기존에 보지 못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HBM 수요가 늘어난 것과 함께 일반 범용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11개월째 급상승하며 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최근엔 낸드플래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며 이제는 메모리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러한 초호황기가 내년까지는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촉발한 구조가 전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 빅테크 4사는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 6650억달러(약 1001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HBM과 서버용 D램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D램 가격도 지속 상승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58~63%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확대에 나서지만 수요가 워낙 폭발적이라 이를 충족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 가격 협상을 시작했는데, 고객사의 주문 강도가 예상보다 세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의 2분기와 올 하반기 실적도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올 한해 영업이익이 320조원을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 사태 에너지 전환 대책'에 원전이 빠지다니

정부가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는 ‘에너지 대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조기 달성, 산업단지 지붕 태양광 의무화, 신차 40%를 전기차·수소차로 전환 등의 로드맵도 제시됐다. 국가 핵심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은 보도자료에서 언급조차 없었고 기후부 장관이 구두로 “에너지 믹스 차원의 병행”이라고 원론적 발언을 하는 데 그쳤다.
대책은 ‘원유 공급망이 불안정하니 재생에너지를 늘리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가 넘는 우리로선 원유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비하는 것이 시급하고, 재생 에너지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기후 조건이 열악한 한국에서 태양광과 풍력은 통제할 수 없는 ‘기상 리스크’가 크고 효율성도 낮다는 사실이다. 원유 수급이 ‘지정학 리스크’에 흔들리지만 재생 에너지 또한 불안정성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전이다.
이날 ‘원전 없는 에너지 대책’을 두고 정부가 원전 건설 계획을 유지한 데 대한 탈원전 세력의 반발을 달래려는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선 현재 원전 발전량이 역대 최고라고 하지만 국가 전력 수요가 폭증한 현실에서 원전 발전 비율은 30% 초반대다. 1980년대엔 50%를 상회한 적도 있었다.
세계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AI 산업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심지어 과거 사고가 있었던 스리마일 섬에서조차 원전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일본과 유럽 역시 원전을 탄소 중립과 안보의 핵심 수단으로 복권시켰다. 이들의 원전 유턴 이유는 재생에너지가 ‘지향해야 할 미래’라면 원전은 그사이와 그 후 에너지를 지탱해 줄 ‘안전벨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택도 다를 수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져올 현실적 한계와 비용 문제도 직시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전력은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고품질 전력을 제공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ESS(에너지 저장 장치) 구축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막대하다.
이번 중동 위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는 분명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에너지원의 확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원전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는 앞으로 계속 연구·개발하고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 맞지만 당장 여기에 우리 산업과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에 세운 원전 건설 계획은 더 확대해 나가고, 차세대 원전으로 인정받는 SMR(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과 건설도 더 서둘러야 한다.
'마약 막던 둑' 이미 붕괴, 무슨 일이든 해야 할 때

최근 강제 송환된 마약범 박왕열이 필리핀 교도소 수감 중 한국에 밀반입한 필로폰은 국민 16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고 한다. 그가 감옥에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건 필리핀의 부패 탓이 크지만 한국 내 공범들이 마약 밀반입과 유통에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이 그만큼 마약 문제에 느슨한 나라가 됐다는 뜻이다.
영화에서나 보던 마약 사건이 한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다. 대학에 마약을 유통시킨 재소자가 뒷면에 마약을 바른 우표를 구치소에 들여오다가 적발되더니 이번엔 구치소 수용자의 짐에서 마약 투약용 주사기 39개가 발견됐다고 한다. 재소자가 필로폰 봉투를 옷속에 숨겨 구치소에 들여오려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구치소까지 마약이 이렇게 파고들고 있다면 밖의 상황은 어떻겠나.
한국에서 마약은 더 이상 은밀하게 유통되는 약물이 아니다. 해외 직구 등으로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선 마약 제조법까지 알려준다. 필로폰 등 기존 마약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신종 마약과 마약성 의약품이 크게 늘어난 것도 마약이 국민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원인이다. 본지 취재팀이 주말 서울 유흥가 클럽을 취재했더니 장내에 알약 포장재와 알코올 솜이 나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국내 유흥가에선 “마약 배달이 짜장면 배달보다 빠르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마약을 막던 둑은 오래전에 무너졌다. 인구 10만명당 마약 사범 20명인 유엔의 마약 청정국 기준은 2015년 넘어섰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 작년에 적발된 마약 사범은 2만3403명, 인구 10만명당 45.3명으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3년 연속 2만명이 넘었다. 마약이 널리 퍼진 현실을 반영한다.
마약 사범의 절반 이상이 2030 세대라고 한다. 국가의 미래 건강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마약 범죄는 투약과 유통만이 아니라 마약에 취해 일으키는 살인, 폭행, 성폭행, 절도 등 2차 강력 범죄로 쉽게 이어진다. 일부 남미, 동남아 국가는 마약에 관대했다가 망국의 위기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이 한국의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 이런 일에는 국민 세금을 아끼면 안 된다. 마약 사범을 치료하는 정부 지정 병원 31곳 중 14곳은 전문의가 없어 작년에 한 명도 치료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정 병원의 병상도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마약수사청을 신설해 마약 유통을 강력 차단하고 마약 사범의 정상적 사회 복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韓·日 '해저 전력 고속도로' 연결은 어떤가
에너지 안보 취약국끼리
전력망 연결하면
재생전력 변동성 극복과
전력망 신뢰도 향상에 도움
더 큰 협력 관계로 가는
디딤돌 삼을 수도

에너지 안보의 절박성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으로 한국~일본 간 전력망 연결을 추진하는 건 어떨까. 한국과 일본은 에너지 안보 면에서 세계 최(最)취약국이다. 미국 기후에너지 전문가 로저 필키가 호르무즈 사태를 계기로 G20국의 ‘에너지 안보 지수’를 작성해 공개했다. 0점(완전 해외 의존)에서 100점(완전 에너지 독립)까지 점수를 매겼는데, 한국(13점)과 일본(17점)이 꼴찌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러시아·캐나다는 100점, 미국 91점, 중국은 65점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전력망 연결은 두 나라의 허약한 에너지 안보를 보강하는 방도가 될 수 있다. 전기의 안정적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 짓는 시대다. 그런데 전기는 수요와 공급을 매 순간 정확하게 일치시키지 못하면 작동이 정지되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배터리나 수소 등 전력 저장 장치(ESS)를 전력망 안정화 설비로 활용하면 좋겠지만 감당 불능의 비용이 든다. 현재로선 출력 조절이 민첩한 가스발전소를 백업 전력원으로 쓰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국·일본의 전력망이 연결되면 ESS나 백업 설비를 공유하는 효과가 있다. 발전 자원의 설비 이용률을 높이고, 전력 인프라 투자 부담을 더는 방안이 된다.
태양광·풍력은 변동성의 약점을 갖고 있다. 기상 조건과 시간대 차이라는 지리적 한계에 따른 것이다. 한국의 최동단과 최서단의 태양 뜨는 시간은 12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일본의 전력망이 연결되면 그 시차는 80분으로 길어진다. 전력 공급 탄력성을 다소라도 키울 수 있다. ‘전력 공유 구역’을 넓히면 풍력 발전의 돌발적 강약 변화를 분산 평탄화할 수 있다. 태풍, 폭염, 혹한 등 악(惡)기상과 불의의 사고로 전력 공급이 원활치 못할 때 두 나라의 예비 전력이 힘을 합하면 전력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바다를 건너는 국가 간 장거리 전력망 연결은 검증된 아이디어다. 영국과 덴마크는 765㎞의 바이킹 링크(1.4GW) 초고압 직류(HVDC) 해저 전력망을 건설해 2023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4년간 19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예산으로 완성했다. 호주~싱가포르, 캐나다~유럽, 모로코~유럽을 연결하는 대륙 간 전력망도 추진 또는 구상 단계다. 동북아에서도 몽골, 중국, 한국, 일본을 하나의 망으로 구성하는 ‘아시아 수퍼그리드’란 아이디어가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제안했다. 나중에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구상으로 확장됐지만 정책 담론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국내에는 제주~전남 간 3개 노선의 해저 전력선이 깔려 있다. 가장 최근 완성한 제3 연계선(완도~동제주, 200MW)은 96㎞의 HVDC 전력선을 깔고 양끝에 변환소를 짓는 데 4700억원 예산과 2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됐다. 현재 정부는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네 노선(각 2GW)의 서해안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지정학적 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 러시아까지 가담하는 동북아 광역 통합 전력망 구축은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과 일본에 국한한 전력망 연결은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양국 국민의 상호 호감도는 높은 편이다. 한국 동남권과 일본 규슈, 또는 혼슈 남서부를 잇는 노선이라면 대략 250㎞ 거리가 된다. 전압과 주파수 차이의 기술적 장벽은 큰 문제가 안 된다. 일단은 계통 분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필요 전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송전망 운영 방식, 요금 정산, 비상시 우선 공급 규칙 등 제도 설계 면에서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전력망 공유로 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깊어지면 양국 관계는 더 큰 비전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지난 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다보스포럼 연설이 세계적 울림을 줬다. 카니 총리는 규칙 기반 질서가 무너진 강대국 경쟁 시대에 “식탁에 앉지 못하면 메뉴가 된다”면서 중견국들이 연합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견국끼리의) 회복 탄력성에 대한 공동 투자는 각자 요새를 쌓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고도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궁극적으로 유럽연합 수준의 경제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예를 들어 세계 2위, 3위 LNG 수입국인 두 나라가 공동 구매에 나서면 가격 협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략 산업에 필요한 광물 공급망, 기술 개발도 협력 대응할 수 있다. 유럽연합도 1950년대에 출범한 석탄철강공동체에서 시작해 현재의 경제공동체로 발전했다. 한·일 전력망 연결은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 보강만 아니라, 두 나라의 번영 공간을 크게 넓히는 노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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