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아폴로가 57년 전 갔던 달인데, 아르테미스가 다시 가는 게 더딘 이유 외5.

太兄 2026. 4. 2. 20:49

아폴로가 57년 전 갔던 달인데, 아르테미스가 다시 가는 게 더딘 이유

이후 달 착륙선 개발 중단...유인 우주비행은 지상 400㎞ 저궤도 머물러
아폴로 때는 미ㆍ소간 체제 경쟁 속에 안전 무시하고 속도전
지금은 달 기지 구축을 위한 장기 체류 목적에, 엄격한 안전성 검증
아폴로 비용은 아르테미스 비용의 3배

입력 2026.04.02. 15:30업데이트 2026.04.02. 15:34우주인 4명이 탑승한 우주선 오리온 캡슐을 탑재한 나사(NASAㆍ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이 1일 오후 6시35분(미 동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이 유인 우주선은 달의 중력을 이용해 달 뒤쪽을 지나(중력 플라이바이ㆍflyby) 지구로 돌아오는 열흘 간의 아르테미스 Ⅱ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Ⅱ 미션에 앞서, 2022년 11월에 인체 모형(마네킹)을 실은 무인 우주선을 달 궤도로 보내 우주 방사선과 가속(加速)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25일간 측정했다.

그러나 사실 나사는 이미 1968년 12월에 3인의 우주인을 보내 6일간 달 궤도를 10회 공전했다. 이때 처음으로 달의 앞면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어스라이즈ㆍEarthrise)을 촬영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1969년 7월20일(한국시간 7월21일) 아폴로 11호의 우주인 2명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심지어 58년 전 아폴로 8호 때에는 사전에 인체 모형으로 달 궤도 환경을 직접 검증하는 별도의 무인 탐사 비행도 없었다.

나사가 실제 우주인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Ⅲ 단계는 현재로선 빨라야 2027년이다. 아폴로의 달 도착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1962년 9월 “달에 가겠다, 10년이 지나기 전에 먼저 해내겠다”고 선언하고 7년이 채 안 걸렸다. 2019년 5월 나사가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했을 때 달 도착 예정 시점은 2024년이었다.

1972년 4월 달에 착륙한 아폴로 16호의 우주인 존 W 영이 '오리온' 루나 모듈 옆에서 점프하고 있다./NASA

인류는 반세기도 훨씬 전에 이미 달에 갔는데, 왜 다시 달에 가는 게 이리 오래 걸리고 힘든 것일까. 미국의 우주 전문가들은 그때와 지금은 우주 탐사의 목적, 적용 기술, 안전성, 예산 등 모든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세기 동안 중단된 달 착륙 관련 기술 개발

인류의 마지막 달 도착은 1972년 12월 11일 아폴로 17호이었다. 이후 유인 우주 탐사의 주무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는 지상 400㎞의 저궤도(LEO)에 머물렀다. 50여년간 달 착륙과 착륙선 제작에 필요한 기술 개발은 중단됐고, 이후 나온 신소재의 응용 등 신기술과 접합돼 발전되지도 않았다. 당시 엔지니어들은 다 은퇴했다.

그리고 1976년 소련의 무인 탐사선 루나 24호 이후 약 37년 만에, 2013년 중국의 무인 탐사선 창어(嫦娥) 3호가 착륙했다. 유럽우주국(ESA)의 달 탐사 전문가인 니코 데트먼은 “아폴로 이후 달 착륙은 관심에서 멀어졌고, 수십년간 착륙선을 개발하지 않았다. 그런 기술은 다른 이로부터 쉽게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지 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의 스콧 페이스 소장은 “우리는 멈췄고 잊어버렸다. 50년 전에 올림픽 마라톤을 뛰었다고 해서, 내일 당장 다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이, 2019년 이후 이스라엘ㆍ일본ㆍ미국의 주요 민간 달 착륙선은 연거푸 착륙에 실패했다.

◇완전히 다른 미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아폴로 2.0 버전이 아니다. 아폴로의 우선 목표는 사람을 단시간 내에 달에 보내 잠시 머물게 하는 것이었다. 아폴로의 달표면 최장 체류 시간은 17호의 75시간이었다.

1969년 7월16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발사 관제실에서 직원들이 아폴로 11호 우주인들을 태운 새턴 V 로켓의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NASA제공 AP 연합뉴스

반면에, 아르테미스는 달 남극에 영구 기지를 세우고, 그 기지를 앞으로 화성으로 가는 전초기지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폴로는 로켓 외에 사령선(Command Moduleㆍ우주인의 주생활공간)ㆍ달 착륙선(Lunar Module)ㆍ서비스선(Service Module, 엔진ㆍ생명유지ㆍ전력공급) 등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구성됐다.

그러나 아르테미스는 ▲SLS 로켓 ▲우주인 4명이 21일 머물 수 있는 오리온 우주선(capsule) ▲달 표면 탐사용 차세대 우주복 ▲기지 구축을 위한 장비를 별도로 달에 보내는 상업용 무인 착륙선들 ▲오리온 우주선과 달 궤도에서 도킹하는 루나 게이트웨이 ▲루나 게이트웨이와 달 표면 사이를 오가는 우주선 등 훨씬 많은 요소가 동시에 개발돼야 한다. 그만큼 어느 한 부분에서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1960년대엔 ‘안전’보다도 ‘속도’전

1960년대 미국은 소련과 ‘생존’을 건 우주 경쟁을 벌였다. 누가 먼저 달에 도착하느냐는 신생 독립국들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소프트웨어이자 체제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했다. 미국과 소련 모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했다.

아폴로 우주인들은 전투기 조종사 출신들로서, 마치 전쟁에 나가듯이 우주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 감수는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꺼이 치러야 하는 대가로 간주했다.

최초의 유인 우주선 달 궤도 비행이었던 아폴로 8호는 원래 달 궤도까지 갈 계획이 아니었다. 새로 제작된 새턴 V 로켓의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달 궤도로 진입했다가 이탈해야 하는 서비스선의 엔진도 사전에 인체 모형으로 테스트한 적이 없었다. 단 한 번이라도 오작동이 발생하면 ‘승무원 전원 사망’이었지만, 소련이 먼저 달에 갈 수 있다는 압박감이 컸다.

심지어 최초의 달 착륙선이 된 아폴로 11호도 ‘모험의 연속’이었다. 달 고도 10.2㎞ 상공에서 착륙 5,6분을 앞두고 갑자기 착륙선의 컴퓨터 CPU 사용률이 85%에 달하는 과부하 상태가 됐다. 훈련에서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착륙 ‘진행’이냐, ‘포기’냐의 순간에서 단 몇 초 안에 ‘진행’을 택했다.

이어 애초 착륙 지점이 예상과 달리, 커다란 충돌구(crater)와 바위 지대인 것이 확인됐다. 선장인 닐 암스트롱은 급히 수동으로 착륙선을 조종하기 시작했지만, 연료가 거의 바닥났다. 20여초만 더 끌었으면, 연착륙을 못해 충돌할 뻔했다.

지금은 당시보다 안전 기준이 훨씬 높아졌고, 위험을 보는 미국 사회의 인식도 바뀌었다. 1960년대보다 훨씬 더 많은 계산과 시뮬레이션을 하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파장은 프로젝트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과학 탐사를 위한 ‘국제 협력’을 위해, 유럽우주국ㆍ한국ㆍ아랍에미리트ㆍ일본ㆍ캐나다 등 30여 국이 아르테미스 협정국으로 참여했다. 바이든의 결정이 트럼프에 의해 우선 순위가 바뀌기도 하고, 국가간 조율에서 계속 일정이 지연되기도 한다.

◇아폴로는 아르테미스의 3배 이상 돈 써

아르테미스의 발사로켓인 SLS를 개발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들어간 돈은 약 930억 달러(약 124조 원)에 달한다. 2028년까지 105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아폴로 비용은 255억 달러였다. 지금 가치로는 아르테미스의 3배 이상인 3200억 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예산 감소가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조지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의 존 로그스던은 “전쟁도 아닌데, 그렇게 많은 돈을 쓸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이 적으면, 아르테미스 계획의 진행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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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의 차이나퍼즐

중국은 왜 이란 전쟁에 침묵하나… "정권은 버리고 석유는 챙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입력 2026.04.02. 03:00업데이트 2026.04.02. 13:42

美, '중동 수렁' 빠지자 中 '침묵 속 포효'
냉혹한 실리주의에 어부지리 노려

3줄 요약
  • 중국은 이란 위기를 방관하며 저가 석유 확보와 위안화 결제망 확대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다.
  • 미국 군사력이 중동에 묶인 사이 중국은 인도·태평양 안보 공백을 이용해 동아시아 지배력을 강화한다.
  • 에너지와 안보를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은 중국의 실리주의를 경계하고 독자적인 생존 항로를 재설계해야 한다.

2026년 3월, 중동의 하늘은 미·이스라엘 연합군 폭격으로 붉게 타오르고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가 이란의 붕괴와 유가 폭등을 우려하는 가운데, 가장 기이한 광경은 이란의 ‘사실상 동맹국’인 중국의 완벽한 침묵이다. 2021년 체결된 4000억 달러 규모 ‘25년 포괄적 전략 협력 협정’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은 테헤란의 절규에 군사 개입은커녕 외교적 비난조차 삼가고 있다. 서방은 이를 동맹 배신이나 무력함으로 해석하지만, 이는 표면만을 본 착시다. 지금 베이징의 침묵은 당황이 아닌 ‘계산된 방관’이며, 역사상 가장 교묘한 어부지리(漁夫之利) 전략이다.

중국이 이란을 돕지 않는 근본 이유는 명확하다. 베이징은 이란의 ‘정권’이 아니라 ‘석유’와 ‘위치’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2025년 협정은 군사 동맹이 아닌 에너지 안보와 일대일로 연결성을 위한 경제적 거래였다. 중국 전략가들은 하마스 사태 이후 이란의 대리 세력 통제력 부재와 미온적 보복 태도를 목격하며 이란을 ‘신뢰할 수 없는 자산’으로 규정했다.전병서의 차이나퍼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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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천안문(天安門) 성루를 떠올려 보자. 명·청 왕조 시절부터 이곳은 황제가 백성을 내려다보던 권력의 상징이었고, 현...

 

위성접시로 방산 정보 탈취, 위장 결혼까지… 전세계에 '중국 스파이' 속출

입력 2026.03.31. 03:00업데이트 2026.03.31. 09:49
 
 

군 기밀, 방산, 의료정보까지 노려
영국·독일에선 의원 측근 공략
미 해군과 위장 결혼, 기지 출입증 요구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외곽에 있는 인구 3000명의 시골 마을 깜블란-에-메이냑 (Camblanes-et-Meynac). 지난 2월 초 스파이 소동이 벌어졌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곳의 한 가옥을 빌린 중국 스파이 2명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27세와 29세 두 중국인 남성은 1월 30일 빌린 숙소의 잔디 마당에 지름 2m 크기의 위성 안테나를 설치했다. 이때 이 지역의 인터넷 접속이 모두 차단됐다고 한다. 주민이 신고를 했고, 프랑스 정보기관인 국내안보국(DGSI) 요원들이 바로 다음 날인 1월 31일 현장에 들이닥쳐 이들을 체포했다. 위성 안테나와 이 안테나와 연결된 컴퓨터 등도 압수했다. 이들에게 도움을 준 프랑스 거주 중국인 2명도 체포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근에 있는 프랑스군 기관이 스타링크로 주고받는 통신 내용을 훔쳐 중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가장 어두운 때(Darkest Hour·至暗時刻)’로 들어섰다”, “집단 대량 출혈이 시작됐다”…. 연초 중국 태양전지 업...
 
대만해협에서는 지난 2월 말부터 수수께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매일 적게는 수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 대만 공역으로 출격...

 

인류, 달 향해 다시 날아오르다... 美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

아르테미스 2호, 4명 탑승... 열흘간 왕복 비행
54년 만에... 달 탐사 유인 우주선이 우주로
2일(한국시각) 오전 7시 35분 NASA가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달 탐사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했다. /NASA

입력 2026.04.02. 07:36업데이트 2026.04.02. 15:44
1일, 오리온 우주선을 실은 NASA의 아르테미스 II호 우주발사체(SLS) 로켓이 케네디 우주센터의 발사 단지 39B에서 발사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4, 3, 2, 1. 부스터 온!

한국 시간으로 2일 오전 7시 35분(현지 시각 1일 오후 6시 35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거대한 로켓이 불꽃과 함께 날아올라 발사에 성공했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1분 가량 늦은 시각이다. 로켓엔 미국인 3명과 캐나다인 1명을 탑승하고 있었다.

인류가 반세기 만에 달로 향했다. 달 탐사를 위한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지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이다.

‘아르테미스Ⅱ‘는 98m 높이의 우주발사시스템과 유인 캡슐 오리온으로 구성됐다. 오리온 우주 캡슐엔 지휘관 리드 와이즈먼, 나사 소속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크, 캐나다 우주비행사 제레미 핸슨 등 4명이 탑승했다.

탐사의 총 비행 기간은 열흘이다. 예정된 비행 거리는 110만2400㎞다.

우주선은 발사 첫날 지구를 돌며 조금씩 저궤도에서 고도를 높인 뒤 이튿날 오리온 엔진 점화를 통해 달로 향하게 된다. 이후 달에서 6000∼9000킬로미터 상공을 한 바퀴 비행하며 지금까지 관찰하지 못했던 달 표면을 눈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임무는 오는 10일 오리온이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도착하는 형태로 마무리된다.

2일(한국시각) 오전 7시 35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달 탐사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되고 있다. /NASA

미 항공우주국(NASA)는 발사 약 8분 뒤인 6시43분 “시속 1000마일로 비행하고 있다”며 “주 엔진이 정상 작동됐고 궤도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했다.

“우린 아주 운이 좋은 우주비행사입니다.” 2일 달을 향해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에는 54년 전 달로...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에 닿았던 아폴로 11호엔 여러 ‘기념품’이 실려 있었다. 미국 성조기 외에도 136국의 소형 국기가 실렸고,...
 
54년 만에 인류를 달로 보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에는 한국이 개발한 초소형 위성도 함께 실렸다. 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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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도움안돼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4023368i

 

트럼프, 주한미군 거론하며 "한국, 도움 안돼" 불만 표출

트럼프, 주한미군 거론하며 "한국, 도움 안돼" 불만 표출, 이상은 기자, 국제

www.hankyung.com

 

    🍒  호르무즈

17세기 영국 시인이자 정치가 '존 밀턴'의 '실낙원(失樂園)'에 '호르무즈'란 표현이 등장한다.
악마가 앉아 있는 왕좌를 묘사하며 “화려함이 '호르무즈'와 인도의 부를 능가한다.”라고 했다.
'호르무즈'는 11~15세기 호르무즈 해협을 지배한 이란 남부지역 왕국 이름이다.
당시 유럽인에게 호르무즈는 사치스럽고 풍요로운 곳의 대명사였다.
조로아스터교의 최고 신 ‘아후라 마즈다’가 페르시아에서 긴 세월 변화를 거치며 ‘호르무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아라비아해와 페르시아만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중세에도 동서양을 연결하는 무역 관문이었다.
중국 비단과 도자기, 동남아시아 향신료가 이곳을 거쳐 유럽으로 건너갔다.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 “인도에서 온 상인들이 보석, 진주, 비단, 상아를 팔기 위해 모여드는 세계 최고의 시장”이라고 썼다.
호르무즈 왕국은 항구에 정박하는 모든 배에 통행세를 부과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 천혜의 요충지를 유럽 열강이 가만히 둘 리 없었다.
1507년 포르투갈 '알부케르크' 제독이 함대를 이끌고 호르무즈 왕국을 정복한 뒤 해협 가운데 호르무즈섬에 요새를 세웠다.
이 섬부터 맞은편 아라비아 반도까지 39㎞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영종도 앞바다까지 거리쯤 된다.
맑은 날에는 망원경 없이 큰 배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알부케르크' 제독은 호르무즈섬을 “이슬람의 숨통을 조이는 코르크 마개”라고 불렀다.

▶ 20세기 초 페르시아만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 이 해협의 전략적 가치는 차원이 달라졌다.
총길이 167㎞, 폭 34~54㎞인 좁은 해협을 하루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인 2100만 배럴이 통과한다.
많은 암초와 얕은 수심을 고려하면 대형 유조선이 다닐 수 있는 항로는 왕복 각각 3.2㎞ 밖에 안 된다.
중간에 충돌 방지를 위한 2마일을 합치면 총 9.6㎞의 좁은 왕복 2차선 도로 위를 거대한 유조선들이 교차하는 것이다.

▶ 미국 에너지 안보 전문가인 '더글러스 유반'은 ‘제국의 숨통’이란 책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세계 경제라는 거인이 숨을 쉬는 가느다란 빨대"에 비유했다.
그 가는 빨대가 지금 막혔다.
'유반'은 1개월 이내 봉쇄는 심리적 공포를 자극할 뿐 실물 경제 충격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1~3개월 봉쇄는 실제 원유 부족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 성장률을 무려 2.5~5% 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봉쇄가 국제 에너지기구의 전략비축유 권장기간 (90일분)을 넘으면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나지홍 논설위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