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정권 사건은 항소 포기, 야당 사건은 집요하게 항소

太兄 2026. 2. 6. 18:29

정권 사건은 항소 포기, 야당 사건은 집요하게 항소

조선일보
입력 2026.02.06. 00:20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검찰 로고 뒤로 펄럭이는 태극기와 검찰 깃발./뉴스1

검찰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문재인 청와대 조현옥 인사수석의 이상직 보은 인사 사건에 대해서도 항소를 포기했다. 권력이 관련된 이런 사건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은 “항소 인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위례 사건의 경우 1심 판사는 민간업자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공모 절차 등 내부 비밀을 넘겨 받아 사업권을 따낸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후 분양, 아파트 시공 등 후속 단계를 거친 만큼 사업권 특혜를 배당 이익(211억원)까지 연결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렇다면 항소심에서 사업권 특혜를 배당 이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추가 증거를 내서 얼마든지 다퉈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그런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항소를 포기했다.

그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위례 신도시 개발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벌어진 일이다. 이 대통령은 위례는 물론 대장동 개발 등에서 민간업자들에게 이득을 챙기게 해준 혐의로 별도로 기소됐으나 작년 6월 취임 이후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이번 항소 포기로 민간업자들은 무죄가 확정됐고 향후 이 대통령 재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작년 11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 민간업자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반면 민중기 특검은 최근 통일교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선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는데도 형량이 낮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현 정권 관련 사건에선 항소 포기가 이어지는 반면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해선 집요하게 항소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공정하다 하겠나.

10월부터 검찰청은 사라지고 공소청으로 역할과 명칭이 바뀐다.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만 맡게 된다. 그런데 검찰은 벌써 주요 사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 역할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현 정권은 대장동 항소 포기 때 반발한 검사들을 좌천시키고 그 자리를 자기편 검사들로 채웠다. 이젠 검사들도 연이은 항소 포기에 작은 목소리조차 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