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 갈등 재점화, 안보 합의 흔들리면 안돼

한·미 관세 협상 마찰이 원자력·조선 협력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안보 분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이 통상 공약을 이행하지 않아 미국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언론에 “연초에 미국 안보 협상팀이 와서 (원자력 등에 대한) 세부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지연되고 있다”며 “관세 협상을 다루다 잘못돼 (안보에까지 영향을 주는) 이 상황이 생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복구' 발언이 협상용 엄포가 아니라 양국 신뢰 관계에 실제 균열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 협상이 난기류에 빠지게 된 빌미는 한국 국회가 제공했다. 국회는 민주당이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으니 사실상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은 한국이 10년간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관세율을 15%로 낮추고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원전 연료 재처리·농축을 미국이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국 투자를 뒷받침할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된 지 두 달 넘게 제대로 추진도 하지 않았다. 이를 미국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미국과 통상 마찰 소지가 있는 법안은 밀어붙였다. 민주당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가짜 뉴스 근절을 명분으로 플랫폼 기업들에 허위 조작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즉각 삭제하는 책임을 지웠다. 대형 플랫폼을 독과점으로 간주해 처벌을 강화하는 온라인 플랫폼법도 추진되고 있다. 미 정부와 의회는 이 법들을 구글·메타 등 미국 기업을 겨냥한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국회가 서둘러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켜도 문제가 봉합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과 협상에 나선 당국자들이 모두 “문제가 복잡하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히 특별법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 미국이 한국에 대해 관세 25%를 적용하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에 폭탄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한미간 합의는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묶인 패키지 딜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공들여온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원전 연료 재처리·농축 같은 숙원이 미궁에 빠질 수 있다. 이미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한국에 재처리와 농축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한다. 미 에너지부와 국무부 내에는 이런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불만 사항이 무엇인지는 파악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문제가 더 악화돼 모처럼의 한미간 빅딜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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