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토사구팽인가... 오동운 현직 공수처장 첫 기소

太兄 2025. 11. 27. 17:10

토사구팽인가... 오동운 현직 공수처장 첫 기소

해병 특검, 공수처 수뇌부 등 5명 불구속 기소
채 상병 관련 직무유기 등 혐의

입력 2025.11.26. 10:47업데이트 2025.11.26. 16:42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청사로 출근하며 순직 해병 특검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순직 해병 특검이 26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전직 공수처 부장검사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하거나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혐의다. 현직 공수처장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지난 2021년 공수처 출범 이래 처음이다.

법조계에서는 “오 처장은 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할 때만 해도 현 여권에서 ‘일등 공신’ 대우를 받았는데, 정작 정권 교체 후 범여권이 출범시킨 특검에 의해 기소되는 멍에를 썼다”는 말이 나왔다.

해병 특검은 이날 오 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박석일 전 공수처 부장검사 등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와 별도로 공수처의 채 상병 관련 수사를 방해한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선규·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오 처장은 작년 5월 공수처장에 취임한 후 국회가 고발한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사건을 대검찰청에 즉시 통보·이첩하지 않는 등 고의로 수사를 지연시킨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장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는 공수처법을 어기고 위증 사건 수사를 늦추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과거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변호했는데, 작년 7월 국회에서 “이 전 대표가 채 상병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모른 채 사건 보고를 받았다”고 해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특검 관계자는 “오 처장 등은 국회의 송 전 부장검사에 대한 고발을 ‘공수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해당 사건을 대검에 통보·이첩하거나 수사하지 않고 방치했다”면서 “이 사건을 외부 기관에 넘기면 공수처장이나 현직 부장검사가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이첩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일을 미루거나 불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한 수준을 넘어, 고의로 위증 사건 수사를 뭉갰다는 것이다.

당시 위증 사건을 배당받은 박 전 부장검사는 고발 이틀 만에 송 전 부장검사의 무혐의를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공수처 간부들이 다른 기관에서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을 방어하고, 지휘부에 대한 외압에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위증 고발은) 공수처 검사에 대한 노골적인 정치적 공격으로, 사건을 이첩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보고받은 오 처장과 이 차장은 사건을 약 11개월간 방치했고, 그동안 송 전 부장검사의 혐의를 규명할 통신 기록 등이 소실된 것으로 특검은 판단했다.

오 처장은 올해 1월 말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을 체포·구속해 인신 확보에 성공할 때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내란 수괴 체포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사건” “공수처는 철저한 수사로 내란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의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임기 정년을 만 63세까지 보장해주는 등 공수처의 숙원 사업을 담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해병 특검이 공수처에 대한 대대적 수사를 진행하고 오 처장까지 기소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오 처장도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며 “오 처장 등에 대한 특검의 수사와 기소가 여권의 공수처장 교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특검은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가 작년 공수처 처장과 차장 직무대행 등을 맡아 수사팀이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부장검사는 작년 4월 총선 전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사건 관계자를 소환하지 마라”고 지시했고, 총선 후 해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막 소환하라. 특검법 거부권의 명분을 만들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대통령실과 국방장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며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송 전 부장검사는 또 이 전 장관이 주(駐)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할 당시 걸려 있던 출국 금지를 풀어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 관계자는 “공수처는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고위 공직자의 범죄 수사를 엄정하게 하도록 만들어진 기관인데, 김·송 전 부장검사는 수사권을 사유화·정치화하고 공수처의 설립 취지를 무력화했다”며 “채 상병 관련 범죄를 덮기 위해 벌인 또 하나의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등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서는 것을 일부러 막았다는 것이다.

다만 특검은 김·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 방해 행위에 나선 배경에 대통령실 관계자 등의 지시나 연락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 출범 이후에는 (보관 기한 1년이 지나) 관련 통신 기록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순직 해병 특검이 26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자, 공수처는 “결론을 정해 놓고 사실관계를 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