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양

입동(立冬), 親舊에게 드리는 가을편지

太兄 2025. 11. 7. 19:32

오늘은
겨울의 첫걸음을 알리는 절기, 입동(立冬)!
가을의 기운이 서서히 물러가고, 찬바람 사이로 겨울의 숨결이 스며드는 시기 입니다.
따뜻한 옷으로 몸을 감싸고, 뜨거운 차 한 잔으로 마음을 녹이며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더욱 차가워지는 날씨 속에서 건강 잘 챙기시기 바라며, 늘 건강과 기쁨으로 채워지고 행복들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 입동의 아침, 그대에게 전하는 글 ✦

국화 향기가 아직 남아 있고 산길마다 물들어 있던 단풍빛도 조금은 자취를 드러내 보이는데
계절은 어느새 걸음을 늦추며 겨울로 들어서는 입동이 우리 곁을 맴도네요.
참 따뜻했던 날들이 많았지요.
누군가는 웃으며 보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 화려한 가을 속에서도
조금은 쓸쓸하게 지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국화가 향을 퍼뜨리고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는
너도 나도 그 빛에 취해 기뻐했는데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고 바람이 차가워지니
떠나는 계절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문득 가슴에 내려앉습니다.
가을이 품고 있던 고운 기억들과 미처 다 꺼내 보지 못한 마음들이
이 계절 끝에서 조용히 얼굴을 내밉니다.
가을이 비워놓고 간 자리에 고요함이 살포시 앉아
“이 겨울도 잘 지나가라” 하고 말하는 듯합니다.

입동이라는 이름으로 겨울 소식이 먼저 닿은 오늘,
곧 서리가 내리고 하얀 아침 풍경이 우리 창가를 두드리겠지요.
가을과는 또 다른 고요한 아름다움을 하늘이 우리에게 덮어 주려는가 봅니다.
입동을 여는 이 아침, 그대 마음만은 차지 않기를 빕니다.
가을이 남기고 간 따뜻함을 조금 더 품으시고 다가오는 겨울도 은은하게 맞이하시길요.

 

🍂親舊에게 드리는 가을편지

살아온 세월(歲月)을 돌아보면 햇살 같던 열정(熱情)도,
가슴 뛰던 사랑(愛情)도 언젠가부터 조금씩 잔잔해집니다.
찬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물드는 지금,
우리의 마음도 자연(自然)처럼 한결 느긋해지고 부드러워집니다.
젊은 날엔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 그립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사람의 온기(溫氣)는 남습니다.
같이 웃고,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런 벗(朋友)이 있다면 삶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가을 하늘 아래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고,
걷는 길 위에서 바람의 냄새와 낙엽의 속삭임을 듣는 순간,
그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지요.

나이가 든다는 건 무언가를 잃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깊이 느낄 줄 알게 되는 것.
이해(理解)가 많아지고, 말보다 눈빛으로 마음을 전하게 되는 것.
그래서 진짜 친구(親舊)는 멀리 있어도 마음이 닿고, 오랜 침묵 속에서도 서로를 알아봅니다.
함께 늙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익어가는 존재(存在)이지요.
혹시 지금, 시간이 너무 흘러버린 것 같아 아쉽다면 그건 아직도 마음이 젊다는 뜻입니다.

이 가을, 서로의 이름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감사(感謝)의 인사를 전해봅니다.
남은 날들은 덤(贈)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두 번째 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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