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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신규 원전 건설 투자 늘린다…SMR에 수조원대 계약 추진

太兄 2025. 6. 6. 19:19

英, 신규 원전 건설 투자 늘린다…SMR에 수조원대 계약 추진

오는 11일 원전 투자 계획 발표
사업 지연돼 건설비 50조원 불어나기도
스타머 총리도 "빌드, 베이비, 빌드"

입력 2025.06.06. 14:37업데이트 2025.06.06. 15:06
 

영국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원전인 SMR(소형 모듈 원전) 개발을 위한 수조원대 계약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사업 지연으로 비용이 폭증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가운데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신규 원전 건설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취지다.

영국 힌클리포인트C 원전의 첫 원자로에 올릴 철제 돔을 크레인으로 들어올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5일(현지 시각) 폴리티코 유럽판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오는 11일 원자력과 관련된 주요 결정이 담긴 ‘정부 지출 검토’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 원전’으로도 불리는 차세대 SMR 건설에 수십억 파운드(수조원) 규모의 계약 상대를 결정하고, 영국 서퍽의 사이즈웰C 원전을 짓는 사업에 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이 발표될 전망이다. 지원 예산의 규모도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영국은 그동안 원전 노후화와 사업 지연 등으로 신규 원전 건설에 차질을 빚어 왔다. 탈원전을 선언한 적은 없지만,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전 설비가 노후화하면서 원전 발전량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현재 원전 5곳 중 4곳이 노후해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고, 1997년 26% 수준이었던 원전의 발전 비율은 15%까지 떨어졌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50.8%까지 폭증했다. 현재 영국은 서퍽의 사이즈웰C와 서머싯의 힌클리포인트C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힌클리포인트C 원전은 예정보다 사업이 6년 늦어지면서 예산이 약 50조원 넘게 불어났다.

지난 2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956년 첫 원전을 짓고 10년 만에 21기를 지었지만, 지난 15년간은 (신규 원전 건설이) 완전히 정체돼 있었다”며 “이를 뒤집어 건설을 시작하고 속도에 맞춰 사업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부흥을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 시추를 늘리겠다는 구호)처럼 스타머 총리도 “빌드(build), 베이비, 빌드”라고 말하며 원전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지금의 4배로 늘리겠다고 한 ‘원전 행정명령’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폴리티코는 “영국 노동당 정부 입장에서 원자력이 기후 회의론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대를 형성할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