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 굴기 10년, 韓 멈춰선 10년
중국이 10대 첨단 제조업을 집중 육성해서 독일·일본 같은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고 2015년 수립했던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가 10년이 됐다. 10년 전만 해도 저가 범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중국이 첨단 제조업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만에 목표의 86% 이상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제조 2025’에 명시한 핵심 기술 10개 및 2018년에 추가한 인공지능(AI) 분야 가운데 전기차·배터리, 드론, 고속철, 신소재, 태양광 패널, 5G통신, 전력설비 등 최소 7개 분야에서 세계 1위 중국 기업이 나왔다. 나머지 분야에서도 선두권 기업이 여럿 배출됐다. 미국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집중 투자와 파격적 이공계 인재 육성, 기업 우선 규제 철폐 덕에 놀라운 제조 굴기를 달성했다.
중국 제조업은 천문학적 수준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시장 절반 이상을 자국 기업으로 채우게 하는 식의 국가 주도형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중국의 전체 R&D 예산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2.7% 늘어 작년 기준 646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31조원의 20배가 넘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 10년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35년 목표는 AI와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 추세로 본다면 이것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 세계 AI 전문가의 47%가 중국인이다.
이 10년 동안 우리는 메모리 반도체, 2차 전지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 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했다. 주력 제조업은 모두 정체 상태다. 그사이 발전한 것은 산업 기술이 아니라 정치 포퓰리즘이다. 일하는 나라가 아니라 노는 나라, 기업 활동의 자유가 아니라 사방팔방 옥죄기, 경영자보다 노조 우선, 혁신 벤처 죽이고 이익 집단 살리기, 한 기업인 10년 수사 재판 등 헤아리기도 어렵다. 모두 좌파를 내세운 정치 세력이 주도한 흐름이다.
여기에 의사가 돼 안전하게 돈 벌겠다는 풍조까지 겹쳐 국가 경쟁력의 중심이자 핵심인 이공계 인재들이 말라가고 있다. 국가 차원의 장기적 산업 전략이 없어진 지는 오래다. 10년 후는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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