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잠입 우크라 여기자, 장기 적출된 채 주검으로 돌아왔다

러시아의 불법 고문 행위를 고발해온 우크라이나 여성 언론인 빅토리야 로슈치나(27)가 러시아군에 붙잡혀 고문을 당하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포비든스토리즈’에 따르면, 로슈치나의 시신은 지난 2월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사자 시신 757구를 송환했을 당시 함께 환송됐다.
다만 송환 당시엔 로슈치나의 시신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인식표에 “이름 미상, 남성, 관상동맥에 심한 손상”이라고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시신들에 비해 유독 작고 가벼웠던 이 시신은 이후 수사관들에 의해 로슈치나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신은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 발끝에는 전기 고문의 흔적으로 보이는 화상 흉터가 남았고, 갈비뼈는 부러져 있었다. 머리와 둔부에는 폭행을 당한 듯 찰과상이 있었다. 턱 아래 목뿔뼈(설골)는 골절된 상태였다. 목 졸림 피해자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뇌와 눈, 후두 등 일부 주요 장기는 적출된 듯 아예 사라져 있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 전쟁범죄 수사부장 유리 벨로우소프는 이 같은 시신 상태를 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도착하기 이전에 이미 부검된 흔적이 있고, 일부 장기는 제거돼 있었다.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슈치나는 2023년 8월 러시아 점령지 자포리자에서 러시아의 비공식 구금 시설과 고문 실태 등을 잠입 취재하던 중 실종됐다. 이후 로슈치나의 생존이 확인된 건 이듬해 8월이다. 당시 로슈치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어로 “구금 시설에 갇혀 있지만, 곧 송환될 것 같다”며 생존 신고를 했다. 다만 두 달 뒤 아버지에게 돌아온 건 실제 로슈치나가 아닌 로슈치나의 사망 통지문이었다. 통지문엔 로슈치나가 숨졌다는 내용만 담겼을 뿐, 사망 원인 등 구체적인 사안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로슈치나는 실종된 기간 동안 러시아 남부의 타간로크 구금 시설에 억류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수감된 러시아 내 핵심 구금 시설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기소도 없이 구금돼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된다. 익명을 요청한 수감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조직적으로 육체적·정신적 학대가 자행됐다. 구타와 전기 충격은 물론 익사 직전까지 물에 머리를 담그는 고문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로슈치나는 약 4.5평의 좁은 공간에서 2~4명의 수감자와 함께 생활했으며, 거의 매일 학대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2년간 수감되다 작년 9월 석방된 미하일로 차플랴는 “간수들이 죄수들의 육체적 한계까지 고문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로슈치나의 경우 선을 넘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러시아가 통보한 로슈치나의 공식 사망일은 9월 19일이다. 다만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로슈치나는 같은 달 8일 수감실에서 끌려 나갔다. 이 기간 동안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로슈치나 죽음에 대한 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하기 위한 전쟁범죄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날 보도와 관련해 “러시아가 납치한 민간인 인질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더 큰 관심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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