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좌표 '5'를 '0'으로 입력해 오폭... 3차례 표적 확인 절차도 패싱

太兄 2025. 3. 10. 19:41

좌표 '5'를 '0'으로 입력해 오폭... 3차례 표적 확인 절차도 패싱

조종사 "표적 확인" 거짓 보고
오폭 뒤 지상과 '좌표 확인'
전대장·대대장 등 관리감독 안해

입력 2025.03.10. 11:34업데이트 2025.03.10. 17:18
 

공군이 10일 발표한 ‘경기 포천 민가 오폭 중간조사’에 따르면 지난 6일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 민가 오폭 사고를 일으킨 KF-16 전투기 조종사는 최초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한 뒤 3차례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이 공대지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뉴시스

조종사는 지상에서 비행 준비를 하면서 노트북격인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좌표 등 비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한 후 이를 USB격인 ‘비행자료전송장치(DTC)’라는 저장장치에 담아 전투기 조종석 내 슬롯에 꽂으면 이 데이터들이 전투기 임무컴퓨터에 입력된다.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폭 사고를 일으킨 KF-16 조종사 2명은 지난 5일 비행 준비를 하며 다음날 실무장 사격을 위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JMPS에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표적 좌표가 오입력됐다. 위도 좌표 ‘XX 05.XXX’을 ‘XX 00.XXX’로 잘못 입력한 것이다.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불러줬는지, 2번기 조종사가 잘못 입력했는지는 진술이 엇갈려 조사 중이다. 이날 승진훈련장 폭격지점까지 15자리 숫자 좌표 14개를 키보드를 통해 입력했는데, 14번째였던 폭격지점 좌표만 잘못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좌표 입력이 올바르게 됐는지 ‘비행임무계획장비’에서 확인해야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첫번째 확인 기회를 놓쳤다. 두번째로 이륙 전 전투기에 업로드된 정보가 맞는지 확인했어야 했지만 1번기 조종사는 임무카드에 적힌 좌표와 전투기에 업로드된 좌표를 대조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번기는 DTC 오류로 전투기에서 좌표를 입력해 정확한 값이 입력했다. 하지만 1번 조종사와 2번 조종사가 상호간에 좌표를 이륙 전 재확인하는 절차가 없어 표적 좌표가 다른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륙 후 비행하면서 1번기 조종사는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으나, 항공기 HUD에 나타난 비행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했다. 잘못된 정보값이 입력된 기계를 믿은 것이다. 1번기 조종사는 표적을 정확히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지상 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표적 확인”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을 투하했다. 이번 임무는 육안 확인 후 투하하는 절차를 따랐어야 했는데 거짓 보고를 한 셈이다. 2번기는 밀집대형 유지에 집중하느라 표적좌표를 벗어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1번기 지시에 따라 동시에 폭탄을 투하했다.

조종사들은 최초 오폭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투하 직후 지상과 교신하며 좌표값을 비교해보다가 좌표 오입력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최근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공군 KF-16 의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오른쪽 둘째)을 비롯한 공군 관계자들이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전대장·대대장 등 관리자들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공군은 밝혔다. 해당 부대 지휘관인 전대장(대령)은 상부 지시와 연계한 안전지시사항을 하달하는 등 전반적인 지휘관리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자신의 의무였던 훈련계획 및 실무장 사격 계획서 등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대장은 표적 좌표 등을 확인했어야 하지만 실무장 사격 임무에 대한 세밀한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군은 “최종공격단계 진입 전 편조 간 표적좌표를 상호 확인하는 절차와 MCRC에 실무장 전담 통제사를 지정하여 임무 편조와 표적좌표를 확인하는 절차를 추가하겠다”고 했다. 또 “주요 실무장 임무 시 부대 지휘관에게 비행계획과 임무 결과를 대면 보고하고, 대대장(비행대장)이 브리핑에 직접 참여하여 임무준비상태 및 수행능력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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