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이재명 일극 체제 뻔한데 당과 다른 목소리, 벌써 몇 번째인가

太兄 2024. 11. 25. 18:17

이재명 일극 체제 뻔한데 당과 다른 목소리, 벌써 몇 번째인가

조선일보
입력 2024.11.25. 00: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에 대해 "공개 토론하자.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상법 개정에 대해 “공개 토론 하겠다.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기업 이사의 주주 이익 충실 의무’를 명시하는 상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제 단체들이 “기업 경영을 위축시킨다”고 반발했지만 집중 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까지 개정안에 넣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당론과 배치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배임죄에 대해서도 “검찰이 심심하면 회사를 배임죄로 수사한다”며 완화 가능성을 비쳤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상법 개정은 똑바로 해야 한다” “배임죄 폐지·완화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주요 정책과 정치적 결정이 이 대표 손에 달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 일극 체제 정당에서 이 대표가 주요 사안마다 당과 다른 얘기를 하니 국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소득세를 두고도 민주당과 이 대표 입장은 달랐다. 민주당은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이 대표는 유예 가능성을 비쳤다. 그러는 동안 주식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결국 시행 58일을 앞두고 이 대표가 ‘폐지’로 결정했다. 선거에 미칠 영향과 여론을 떠보다가 마지막 순간에 이 대표가 해결사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 대표는 민생이 우선이라며 ‘먹사니즘’을 내세웠다. 경제 단체들을 찾아가 AI 토론회에 참석하고 “성장이 복지”라며 기업 지원론을 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와 반대로 기업을 옥죄는 규제 법안을 쏟아냈다. AI 기본법과 반도체 특별법 등은 국회에 계속 발 묶여 있다.

이 대표는 22일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을 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 선거법 징역형 선고 이후 연일 장외 집회를 열어 “검찰 정권에 부역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하며 재판부를 압박했다. “판사도 선출해야 한다”고 했고, 강성 지지층은 판사 탄핵 서명 운동을 벌였다. 그런데 25일 위증 교사 사건 선고를 앞두고 갑자기 유화 제스처를 썼다.

이 대표가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으면서 마치 민주당과 입장이 다른 것처럼 행동한다. 국민들도 이제 이런 이중 플레이의 속내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