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핵시설 넘어 정권 심장부까지...美, 이란 대상 '군사 작전' 준비

太兄 2026. 2. 15. 20:03

핵시설 넘어 정권 심장부까지...美, 이란 대상 '군사 작전' 준비

외교 협상 속 군사 옵션 병행
중동 긴장 급격히 고조 우려

입력 2026.02.15. 10:02업데이트 2026.02.15. 10:3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조선일보DB

미국 군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내려질 경우 이란을 상대로 몇 주간 이어질 수 있는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核)시설뿐 아니라 이란 정부 및 안보 기관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동 지역 전역으로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행동을 승인할 경우 단기간 공습에 그치지 않고 몇 주간 지속되는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계획이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되고 광범위한 수준으로, 양국 간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전제로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중동 지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해 대규모 병력과 전투기, 유도미사일 구축함 등 공격 및 방어 능력을 갖춘 전력을 증강 배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동에 두 번째 항공모함을 곧 보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공군과 해군을 중심으로 한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해 ‘군사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이란의 보복 공격에도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란 교민들이 '자유로운 이란'을 위한 시위를 하고 있다. 한 시위 참가자가 "자유의 투사 트럼프 대통령, 이란을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그는 “이란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백악관 역시 “이란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혀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외교적 해법도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쓰고 있다. 미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오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 측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오만이 중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는 우리가 (이란과) 합의를 할 수 있을지 정말 보고 싶다”면서 “이란은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지난번에 나는 합의가 될 줄 알았고, 그들도 그러기를 바랐지만 우리가 한 일은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작년 6월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명)’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군사 계획의 범위가 작년 핵시설 타격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 당국자는 작전이 장기간 시행될 경우 이란의 국가 및 안보 관련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의 핵·군사 역량을 넘어 아예 정권의 통치 기반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란의 보복 능력이다. 이란은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의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혁명수비대는 자국이 공격받을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중동 전역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은 모두 이란의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양측 간 보복이 반복돼 충돌이 격화되는 ‘확전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장 우려한다. 특히 이란이 직접 대응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 등 인근 국가들까지 분쟁에 휘말리면서 중동 전역으로 충돌이 번질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이란 반(反)정부 세력 일부는 미국의 군사 개입이 정권 붕괴를 촉진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란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는 이날 뮌헨안보회의(MSC)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이슬람공화국을 끝낼 때”라며 “정권을 고치자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려달라는 것이 동포들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군사 행동은 지역 안보 환경에 심대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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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계획 중단, 비자장사까지… 돈에 무릎 꿇은 '석유부국' 사우디

사우디 '미래 도시' 계획 줄줄이 멈춰
석유값 떨어지자 계산기 두드리는 사우디
사업 줄이고 비자 장사까지…

입력 2026.02.15. 11:00업데이트 2026.02.15. 16:52
 

‘돈으로 밀어붙이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가 ‘계산기 두드리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 수도 리야드 한복판에 세우겠다던 거대 정육면체 건물 ‘무카브(Mukaab)’의 건설이 멈췄다. 사우디는 그동안 국가 개조 사업인 ‘비전 2030’을 통해 사막에 신기루 같은 도시를 건설하려 했으나, 재정균형 유가인 90~110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자 결국 메가 프로젝트의 ‘백트래킹(계획 철회)’을 공식화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건설 추진 중인 거대한 정육면체 건물 '무카브'의 가상 조감도.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무카브 공사를 중단하고 재무적 타당성과 전략적 우선순위를 다시 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카브는 가로·세로·높이 400m 규모의 정육면체다. 내부에 인공 지능(AI) 기반 돔 디스플레이와 300m 높이의 지구라트(계단식 구조물)를 넣겠다는 구상이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0개가 들어갈 크기”라며 세계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현재는 땅을 파는 초기 굴착 작업 이후 모든 공정이 멈춘 상태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는 무카브가 포함된 ‘뉴 무라바’ 개발 비용을 약 500억달러(약 73조원)로 추산했다. 그런데 실제 발주된 금액은 1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완공 목표도 당초 203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 늦춰졌다.

사우디 ‘비전 2030’의 상징이던 대형 사업들이 연달아 축소·연기·재설계 수순을 밟고 있다. 네옴 프로젝트의 핵심인 선형 도시 ‘더 라인’은 170㎞ 구상을 대폭 줄여 재설계에 들어갔다. 산악 리조트 ‘트로제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도 무기한 연기했다. 공식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 지연과 예산 부족으로 2029년까지 완공이 어렵다는 게 지배적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2029년까지 준비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네옴시티 내 170㎞ 길이 선형 도시 '더 라인' 건설 현장에서 중장비들이 기반 공사를 하고 있다. /NEOM

배경은 유가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졌다. 사우디가 국가 예산 균형을 맞추려면 90~110달러가 필요하다고 한다. 현재 유가는 이에 크게 못 미친다. 막대한 비전 2030 투자까지 겹치면서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대로 벌어졌다. 메가 프로젝트는 가장 먼저 ‘속도 조절’ 대상이 됐다.

유가 하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낮추라고 요청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이에 호응하듯 사우디를 포함한 OPEC+ 8개국은 2025년 4월부터 하루 41만1000배럴 증산을 단행했다. 시장 예상보다 3배 빠른 속도였다. 5월과 6월에도 같은 규모 증산을 이어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브렌트유 가격이 2024년 배럴당 81달러에서 2025년 68달러, 2026년 61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26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폭이 둔화하고,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잉여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우디가 저유가 기조에 호응해 증산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자국 재정에 부담을 안긴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 앞에 석유 펌프 모형./로이터 연합뉴스

비전 2030의 재정 엔진인 국부펀드 PIF(약 9250억 달러 규모)도 방향을 틀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실상 1인 지배하는 PIF는 2024년 말 네옴 등 기가프로젝트에서 80억 달러 규모 손실을 상각했다. 이후 물류·인공지능(AI)·광업 등 수익성 높은 분야로 투자 우선순위를 옮기고 있다. 무함마드 알자단 재무장관은 지난해 12월 “우선순위에 따라 조정·연기·취소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프로젝트 재조정을 공식화한 것이다. 동시에 사우디는 2030 엑스포와 2034 월드컵 등 ‘기한이 정해진’ 이벤트 인프라로 자원을 재배치하는 움직임도 있다.

재정 압박이 심해지자 사우디는 ‘슈퍼리치 모시기’에도 나섰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순자산 3000만 달러(약 44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와 슈퍼요트 소유자에게 ‘프리미엄 거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옴·홍해 리조트·리야드 재개발 등 전략 사업에 외국 자본과 고소득층을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사우디판 골든비자’로 돈과 사람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랍에미리트가 이미 골든 비자와 10년 장기 비자를 운용 중이어서 경쟁력에는 의문 부호가 있다.

석유 달러를 바탕으로 초대형 미래 도시를 밀어붙이던 사우디가 유가 하락 앞에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포스트 오일’을 내세운 비전 2030이 저유가 국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작년 11월 18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 기업도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한국 건설사 해외 수주액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사우디 네옴 발주 감소·지연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컨소시엄에 레미콘을 공급하던 한국의 사우디 시멘트 공장은 네옴 관련 물량 급감으로 가동 중단과 감원에 들어갔다. 발주가 늦어지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곳은 현장과 공급망이다. 네옴 등 사우디발 물량이 줄면 국내 건설·자재 업계의 중동 실적도 직접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780만 온스에 달하는 금 매장량이 추가로 발견됐다. 12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광산 기업 마덴은 “운영 중인 광...
 
탈(脫)석유 경제를 모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게임 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축구 게임 ‘피파 시리즈’로 유명한 일렉트로닉 아츠(EA)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주도로 추진중인 경제성장 계획 ‘비전 2030′의 핵심 신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가 자금난 때문에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

 

 

'엔비디아 모시기'에 대만이 펼친 民官 총력전의 전말

입력 2026.02.15. 11:59업데이트 2026.02.15. 19:26
11일 대만 타이베이 시정부 청사에서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이 엔비디아와 체결한 엔비디아 대만 신사옥 부지 지상권(사용권) 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타이베이시

엔비디아가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와 맞먹는 규모의 해외 R&D 본부 부지 계약을 대만 타이베이에서 체결했다. 해당 부지의 사용권을 50년간 확보하고 있던 대만 민간 기업이 엔비디아 유치를 위해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사용권을 갖고 있던 대만 기업이 땅을 양보하고, 행정력을 총동원한 시 정부가 원팀을 이뤄 민관이 글로벌 빅테크 유치를 합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타이베이시와 엔비디아는 타이베이 북부 ‘베이터우·스린 과학단지’ 내 약 3.89헥타르 부지에 대한 이용 계약에 공식 서명했다. 축구장 5개 면적에 달하는 이 땅을 엔비디아가 50년간(20년 연장 가능) 사용하는 조건으로, 사용료는 122억대만달러(약 5600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이곳에 400억대만달러(약 1조 7400억원)를 투입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R&D 본부를 건설할 예정이다. 타이베이시는 약 1만개의 고소득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6월 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 CEO가 대만 최대 컴퓨터 박람회인 컴퓨텍스 참석차 타이베이를 방문할 때 기공식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원래 대만 재계 유력 그룹인 신광미츠코시그룹(이하 신광그룹) 산하 신광생명이 2021년 공개 입찰을 통해 확보한 땅이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규모와 접근성 측면에서 이 부지가 대체불가능한 최적지라고 판단하고, 자신들의 결정을 관철시켜줄 것을 타이베이시와 신광그룹 측에 요구했다.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엔비디아가 대만의 다른 도시, 혹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신사옥 부지를 변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타이베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유일한 해법은 시 정부와 신광이 사용권 계약을 합의 해지하고, 다시 엔비디아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었다.

난관은 보상 범위였다. 신광 측은 지상권 취득 당시 지급한 권리금과 비용 외에 향후 기대 수익까지 보전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당한 대가 없이 권리를 포기할 경우 경영진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금액 차이가 한때 100억대만달러(약 46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작년 11월, 신광생명 이사회가 “국가 산업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권리를 반환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며 실마리가 풀렸다. 신광은 향후 50년 기대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그동안 투입한 비용 원금 수준인 약 44억 3000만대만달러(약 2036억원)만 보전받고 물러나기로 합의했다.

웨이바오성 신광생명 회장은 “신광생명은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고 향후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타이베이시 정부에 미래 손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다른 형태의 보상이 진행된다면, 이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통상 ‘알박기’로 수천억 원의 웃돈을 요구하거나 소송전으로 비화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 유치라는 ‘국익’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는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한 이례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증손자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이날 직접 현장에 나와 계약서에 서명했다. 장완안은 오는 11월 대만 지방선거에서 타이베이 시장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실무를 진두지휘한 리쓰촨 타이베이 부시장은 부지 계약 직후 국민당 후보로 신베이 시장직에 도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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