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3대 멸족, 죽는 수밖에" 北포로 北送 방치는 국가범죄

太兄 2026. 1. 31. 22:01

"3대 멸족, 죽는 수밖에" 北포로 北送 방치는 국가범죄

조선일보
입력 2026.01.31. 00:00
우크라이나 수용소에 있는 북한군 포로가 국내 탈북민들이 보낸 편지를 보고 나서 답장을 썼다. 그는 "한국분들의 응원을 받아 새로운 꿈과 포부가 싹트기 시작했습니다"라고 편지에 적었다./PD수첩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20대 북한군 포로 2명의 최근 모습이 국내 방송에 소개됐다. 이들은 “한국에 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보내줘야 가지 않느냐”며 “한국에 안 데려가면 나는 죽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포로들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는지를 물어보면서 “그럼 북으로 송환될 것이 뻔한 이치다. 돌아가면 3대가 멸족된다”며 공포에 떨었다. 처음에는 언론을 경계하던 20대 포로는 50대 여성 언론인이 떠나려 하자 “보내고 싶지 않네. 엄마 같아”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의 인터뷰는 작년 10월에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이뤄진 것이다.

북한군 포로들은 작년 1월 생포됐고 2월 본지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에 가고 싶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북한이 2025년 4월에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들의 국제법적 신분은 ‘전쟁 포로’가 됐다. 제네바 협정은 포로들의 의사에 반한 본국 송환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군 포로들이 북한 송환의 두려움을 전하며 한국행 의사를 밝힌 지 1년이 돼가지만 아직도 이들의 송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이들의 한국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이 한국으로 갈 경우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악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까지 정부는 계엄과 탄핵 사태 같은 정치적 요인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젠 그런 핑계도 설득력이 없다. 북한군 포로는 헌법상 우리 국민이고 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행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들도 예외일 수 없다.

22세의 앳된 포로는 국내 탈북민들에게 보낸 답장에서 “한국분들의 응원을 받아 새로운 꿈과 포부가 싹트기 시작했다”고 했다. 포로들은 낯선 전장에선 죽음의 공포에 떨고 포로 수용소에서는 매일 밤 북한 송환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 정세나 남북 관계 같은 핑계로 이들의 북송을 방치하는 것은 범죄 행위다. 대통령은 특사 파견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