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이 대통령 '간첩법' 정상화 뜻, 국회 우선 처리를

太兄 2025. 11. 7. 19:14

이 대통령 '간첩법' 정상화 뜻, 국회 우선 처리를

조선일보
입력 2025.11.07. 00:10
정성호 장관, 김병기 원내대표 예방

정성호 법무장관이 6일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찾아가 간첩죄 조항의 조속한 개정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고 한다. 처리 시한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김 원내대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만시지탄이다. 신속하게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법상 간첩죄는 ‘적국’, 즉 북한을 위한 간첩 행위만 처벌 대상이다. 이를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OECD 38국 중 간첩죄를 ‘적국’에만 한정한 나라는 우리뿐이다. 1953년 이후 72년째 그대로다.

간첩죄 정상화는 지난해 7월 국군정보사 군무원이 해외 활동 중인 비밀 요원 명단을 중국에 유출한 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도 개정에 동의했다. 관련 법안이 법사위 소위까지 통과했지만 막판에 당시 정청래 법사위원장 등이 “예상치 못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 “악용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

요즘 세상에 ‘간첩죄 악용’이 있을 수 있나. 민주당의 실제 우려는 주로 중국과의 관계 때문일 것이다. 중국인을 간첩으로 단속하면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2023년 반(反)간첩법을 개정하고, 반도체 관련 정보를 한국으로 유출한 우리 국민을 간첩 혐의로 구속했다. 러시아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북자를 지원하던 한국인 선교사를 간첩으로 체포했다. 아직 풀려나지 못했다.

중국인들은 우리 간첩죄에 구멍이 뚫린 것을 이용해 우리 군부대와 무기를 무단으로 촬영하고선 “취미 활동”이라며 풀려나고 있다. 이런 일이 해마다 10여 건이 넘는다. 해외 기술 유출도 지난해 경찰이 적발한 25건 가운데 18건이 중국이 범인이다. 해킹 등을 통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간첩 행위가 명백해도 북한이 아닌 중국을 위해 일했기 때문에 간첩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다. 중국만이 아니다. 우방국도 우리 국가 정보를 빼내면 간첩이다.

간첩법 개정은 국가 안보의 커다란 구멍을 메우는 일이다. 시급한 일이다. 올해 안에 반드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이종석 국정원장도 동의했다. 정청래 대표도 막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