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으면 문화재 보존 아닌 도시 정상 발전 훼방


문화유산 보호구역 밖에서 행해지는 공사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례를 폐지한 서울시 조치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결정으로 우리도 문화유산 주변 도심 개발이 탄력을 받게 됐다.
문화유산법에 따라 정하는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은 서울시의 경우 문화 유산 외부 경계로부터 100m 이내다. 그런데 이 조례 하위 조항에 보존 지역 100m 밖에서 시행하는 공사까지도 문화유산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조항을 근거로 보존 지역 밖 공사까지도 규제해 지자체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2006년부터 추진된 서울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도 해당 지구가 종묘 담장으로부터 약 180m 떨어져 있는데도 건물 높이를 55~71m로 제한했다. 서울시가 2023년 문제의 조항을 폐지하자 국가유산청의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선 안 된다. 국가유산청은 김포 장릉으로부터 500m 밖 아파트 단지가 왕릉 전망을 훼손한다며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했다. 이러니 문화유산 보호가 아니라 ‘완장 찬 권력’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장 문화유산을 둘러싼 갈등은 더 심각하다. 토기 등 유물이나 유적이 발견되면 즉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일부 개선 조치가 도입됐다고 하지만 발굴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시공 업체들이 유물이 발견된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있었다.
세운상가는 지은 지 58년 된 낡은 흉물이다. 이번 판결로 서울시의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세운상가 일대를 142m 높이 초고층 국제업무지구로 만들고 상가 자리에는 녹지를 조성해 종묘와 연결한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청계천처럼 도시 면모를 바꿀 수 있다. 일본은 문화유산인 도쿄역을 지키면서도 주변 고도 제한을 풀어 세계적 첨단 업무 지구로 탈바꿈시켰다. 도쿄 전체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도 도를 넘으면 도시의 정상적 발전을 막는 ‘훼방 놓기’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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