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국가 경쟁력' 시대, 이념 개입 안 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정기획위에 “고압 송전선 설치를 동의하는 주민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우선적으로 참여해 수익을 받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 핵심 공약인 ‘햇빛·바람 연금’을 송배전망 확충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수조 원을 들인 삼척 화력발전소가 올 초 개통 직후 멈출 정도로 곳곳에선 송배전망이 문제다. 송배전망 설치를 위한 주민 설득은 시급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원전 등에 비해 경제성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태양광·풍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우리는 이념에 경도된 잘못된 에너지 정책이 어떻게 나라에 해를 끼치는지 이미 경험했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울산의 AI 데이터센터 준공식에서는 ‘전기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존이 SK와 함께 울산에 7조원을 들여 짓기로 한 AI 데이터센터는 ‘AI 두뇌’이자 ‘AI 고속도로’에 비유된다. 이를 유치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 바로 인근에 복합 발전소 등 안정적인 전기 공급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AI, 전기차 등의 시대를 맞아 전기 없는 성장은 불가능해졌다. 안정적이고 풍부한 전기 없이는 나라가 존재하기도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
그 때문에 탈원전, 재생에너지의 선두 주자 유럽에서는 탈원전 폐기, 신규 원전 허가 등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1979년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외면하다시피 한 미국도 2050년 원자력 발전량을 지금의 4배로 늘리기로 했다.
그런데도 값싼 원전은 멈춰 놓고 값비싼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 일이 벌어지는 게 우리 현실이다. 부채 205조원, 하루 이자만 130억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은 한전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려 적자를 메우고 있다. 이래서 어떻게 AI 등 미래 산업을 키울 수 있겠나. 철강,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는 “중국 공세, 트럼프 관세만큼 무서운 게 우리 전기 요금”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새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에너지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기 없이 불가능한 ‘AI 강국’이 과연 재생에너지로 가능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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