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37시간 논스톱 비행한 美 B-2… 공중급유·조종사 휴식은 어떻게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때 B-2 스텔스 폭격기가 왕복 37시간을 쉬지 않고 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시 조종사들이 몸 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 공개됐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2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들은 이번 이란 공습처럼 장시간 비행해야 하는 임무에 투입되기 전 수주간 음식 섭취와 적절한 휴식 방법에 대한 준비까지 철저히 진행한다. 보통 B-2에는 조종사 2명이 함께 탑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들에겐 극도의 인내력이 요구된다”며 “그 준비는 각자의 영양 섭취가 비행 중 경계심 유지와 소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조종사들은 특정 음식에 대한 소화 속도가 얼마나 늦거나 빠른지를 정확히 인식하도록 훈련받는다. 갑작스러운 생리 현상 등으로 인한 돌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로이터는 “기내에 간이 화장실이 단 하나뿐인 B-2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과거 9년간 B-2를 조종하다 작년 미 유럽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은퇴한 스티브 바샴 중장은 “실제로 우리는 수면 연구도 하고, 영양 교육도 받는다”며 “그 과정에서 각자에게 무엇이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만들고, 무엇이 수면을 돕는지를 배운다”고 했다. 바샴 중장이 B-2 조종사로 활동할 당시 그의 단골 메뉴는 치즈를 뺀 통밀 칠면조 샌드위치였다고 한다. 그는 “가능한 한 밋밋하게 먹었다”고 했다.
이란 핵시설 공격을 위한 비행 당시 B-2는 공중급유를 받으면서 이동했는데, 바샴 중장은 공중급유에 대해 “본질적으로 위험한 행위”라고 표현했다. 급유가 조종사 머리 뒤 4.8m 지점에서 진행돼 이를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조종사들은 급유기의 조명 신호와 사전에 숙지한 기준점에만 의존한 채 급유 절차를 진행한다. 특히 야간 비행 중에는 시야 확보가 더 어려워져 급유 작업 난이도가 올라간다. 바샴 중장은 “임무지 진입 전까지는 아드레날린이 버텨주지만, 이후엔 잠깐 쉬려고 해도 급유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조종석 뒤에 간이침대가 구비되어 있긴 하지만, 운이 좋아야 1시간 정도 눈을 붙일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은퇴한 한 공군 중령은 미국 뉴스 매거진 프로그램 인사이드애디션에 “목숨이 걸린 작전이라서 충분한 휴식도 불가능하다”며 “중간에 목표가 변경되면 컴퓨터에 새로 입력해야 하고 장거리 통신 시스템 조작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임무는 극도로 고된 동시에 매우 짜릿한 경험”이라고 했다.
B-2는 컴퓨터 입력에 의존하는 완전 전산 제어 방식(Fly-by-wire)으로 운용된다. 1989년 첫 비행 당시에는 조종 명령에 비해 소프트웨어 반응이 느려 급유가 더 어려웠지만, 현재는 업데이트를 통해 반응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고도에서의 밀착 비행은 고난도 조종 실력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B-2가 스텔스 기술의 집약체이긴 하지만, 임무 성공은 결국 조종사의 수행 능력에 달린 셈이다. 단 2명의 조종사로 운용되기 때문에 각 조종사에게 더 많은 책임이 부여되기도 한다. 바샴 중장은 “우리 조종사들이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쉽지 않다”며 “B-2의 복잡한 임무는 전 세계 수많은 작전 계획자와 정비사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지난 20일 자정에서 21일로 넘어가는 시각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라는 작전명으로 진행됐다. 한밤중에 타격을 가한다는 의미다. 당시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벙커버스터(GBU-57)를 실은 대규모 B-2 편대가 출격해 포르도를 포함한 이란 주요 핵시설을 공격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당시 B-2는 여러 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약 37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비행했다. 통상 대형 폭격기들은 공중급유 없이 비행 가능한 최대 항속 거리가 충분하더라도, 이륙 한계 중량이 넘는 탄약을 적재하기 위해 최소한의 연료만 싣고 출발한 뒤 재급유를 받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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