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벌써 AI 전력난, 에너지만은 실용으로

AI(인공지능)를 연구하는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구전난(求電難)’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들이 ‘전기 먹는 하마’인 AI 연구를 하다 보니 전력이 부족해 연구 장비를 가동하지 못하거나 연구실들이 전력 소비 배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AI발(發) 전력난이 이미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I를 연구하는 서울대 연구소들은 전력 사용량이 폭증해 ‘블랙아웃(대정전)’을 걱정해야 할 수준까지 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밤을 새워 연구해도 모자랄 판에 연구 시간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생성형 AI 서비스의 전력 소모량은 기존 인터넷 검색보다 10배 이상 많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처지여서 외곽 캠퍼스에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신규 데이터센터를 마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AI를 비롯한 국내 첨단 전략 산업에 100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모두 전력 수요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이 대통령은 또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을 폐쇄하겠다”고 했다. 석탄 발전을 줄이면 그만큼의 전기를 어떻게 생산할 것이냐가 문제다. 이 대통령은 태양광과 풍력 확대를 강조하지만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명백한 한계가 있다. 아직 발전 비율이 10.5%에 불과하다.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밖에 없다. 이념에 눈이 먼 일부 환경론자들이 아니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다.
이런데도 이 대통령은 “원전이 위험한 에너지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이미 지어진 원전을 계속 잘 쓰자는 생각”이라며 원전 추가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리 원전 역사는 50년이 넘는데 단 한 번의 주요 사고도 없었다. 사고 비율로 치면 가장 안전한 발전소가 원전이다. 막연한 느낌으로 국가 정책이 결정돼선 안 된다. 위험하다면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우리보다 발전한 여러 나라가 신규 원전 건설을 확정하거나 검토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기존 원전은 계속 가동하되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는 ‘감원전(減原電)’ 정책을 편다고 한다. 탈원전으로 원전 생태계를 망가뜨린 문재인 정부보다는 낫지만 AI 무한 경쟁 시대에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26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최종 계약에서 보듯 원전 경쟁력은 이념이 아닌 국가 경제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에너지 정책만큼은 오직 실용의 잣대로 결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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