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올 성장률 1.5%→0.8% 조정 쇼크... 건설 경기 부진이 성장 발목 잡았다

太兄 2025. 5. 29. 17:59

올 성장률 1.5%→0.8% 조정 쇼크... 건설 경기 부진이 성장 발목 잡았다

입력 2025.05.29. 14:33업데이트 2025.05.29. 16:29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대폭 내려잡은 0.8%로 조정한 가운데 대미 관세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도 성장률이 1%를 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0.8% 성장 전망의 가장 주된 이유는 장기간 이어진 건설 경기 부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성장률 충격에)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7%포인트 이상 조정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때인 지난 2020년 8월 그해 전망치를 -0.2%에서 -1.3%로 1.1%포인트 낮춘 이후 5년 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절반 이상은 건설 부진 탓

한은은 이날 하향된 0.7%포인트 성장률 중 건설투자 부문이 차지하는 몫이 0.4%포인트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둔화 폭이 확대된 수출이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췄고, 2분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민간 소비가 성장률을 0.15%포인트 낮췄다.

다만 민간 소비가 올해 1분기(1~3월)를 저점으로 서서히 회복되면서 올해 GDP가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포인트를 모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수출이 올해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몫은 ‘제로’였다.

이 총재는 “순수출 기여도가 올해 0%포인트에서 내년 -0.3%포인트로 더 나빠질 테지만 내수 기여도가 1.9%포인트로 기대돼 내년 우리 경제는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민간 소비가 국내 불확실성 장기화로 경제심리 개선이 지연되면서 부진이 길어졌고, 건설투자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안전사고와 같은 일시적 요인이 가세하면서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했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경제전망을 부문별로 보면, 건설 투자는 올해 6.1%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화 수출도 0.1%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된다.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는 올해 각각 1.1%,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관세 낙관적 상황 가정해도 0.9% 성장

대미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돼도 올해 성장률은 1%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미국 관세율이 올해 말까지 상당 폭 인하될 경우(낙관적 시나리오) 올해 0.9%, 내년 1.8%로 성장률이 각각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불붙고 미국 상호 관세가 유예 기간 후 절반 정도 다시 높아질 경우(비관적 시나리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0.7%, 1.2%로 각각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이번에 제시한 0.8% 성장 전망치는 미국의 기본 관세율 10%, 품목 관세율 25% 등 현 수준을 대체로 유지할 때를 가정으로 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 관세 추가 부과도 고려했다. 다만 이날 새벽 미국 연방 법원이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 발효를 차단하는 결정을 내린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40여년 간 우리 경제가 1% 미만 성장했던 때는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등 네 번이었다. 각각 제2차 오일쇼크,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팬데믹 같은 장기간의 위기를 겪고 난 이후였다.

29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1.5%(2월)에서 거의 반토막 난 0.8%로 전망했다. 최근 30년간 우리 경제가 1%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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