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연봉 1억' 회계사 관두고 청소 알바 시작한 30대... "지금이 더 행복"

太兄 2025. 5. 25. 21:09

'연봉 1억' 회계사 관두고 청소 알바 시작한 30대... "지금이 더 행복"

입력 2025.05.25. 16:15업데이트 2025.05.25. 16:27
 
회계법인을 그만두고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이씨. /유튜브

회계사를 그만두고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30대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은 유튜브 채널 ‘나는 사장님’ 채널을 통해 소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일본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일본에서 4년 한국에서 3년 총 7년을 회계사로 일해 왔다는 이윤재(31)씨는 현재는 한의원 등에서 청소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회계법인 재직 당시 연봉을 1억원까지 받아봤다는 이씨는 ‘특별한 삶’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씨는 “회계법인에는 회계사만 있지 않나”라며 “제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한 명의 회계사라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서도 또 특별해지려면 내가 뭐를 해야 하지라는 마음 때문에 입사하고 되게 힘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성공을 넘어 특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가 컸다고 한다.

결정적인 계기는 친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씨는 “어느 날 고등학교 때 친구랑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친구가 ‘윤재는 조금 더 특별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라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띵’했다.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봤을 때 전혀 특별한 삶을 안 살고 있다는 걸 그때 느껴서 그때부터 되게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 말을 듣고 나서 아침에 눈을 떴는데 아무 감정 없이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왜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지. 나는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지’라는 생각 때문에 그때부터 굉장히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렇게 과거 자신이 쓴 일기를 다시 읽으면서 삶을 돌아봤다는 이씨는 “그때 내가 원했던 삶과 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씨는 “일기에 ‘아침에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시작하고 밤에는 산책하고 일기를 쓰면서 마무리하는 하루를 살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등의 문구가 쓰여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거랑 완전 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다”며 “회계법인 다닐 땐 너무 바빠서 독서와 산책은 생각도 못 했다. 성공이라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엄청 예민했었다”고 했다.

경제적인 조건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퇴사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경제적인 부분이 제일 걱정이었다”며 “다만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이대로 살아간다면 20~30년 후 후회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게 경제적인 불안감을 이긴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현재 전문직을 포기한 데 대해 후회가 없다고 했다. 그는 “화장실 청소도 한 번 해본 적 없어서 비참해질까 걱정했지만, 하고 보니까 지금의 삶이 행복한 것 같다”며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이어 “회계사 때는 회색 필터가 걸쳐 있는 느낌으로 세상이 보였다면, 지금은 세상이 뽀송뽀송해 보이는 느낌”이라며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했다.

이씨는 앞으로 타인의 인생에도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라이프 코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한다. 그는 “한국은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사회가 기대하는 모습대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뭔지 모르고 그런 삶을 못 사는 사람한테 자신만의 삶을 찾는 과정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