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공백 속 살얼음판 걷는 한국 경제

지난주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급등락하며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2일엔 하루 등락 폭이 34.7원에 달해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였다. 지난 한 달 새 환율 등락 폭이 80원에 이를 만큼 외환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 경제도 침체가 심해지고 있다. 올 1분기에 수출·투자·내수 모두 부진해 전(前) 분기 대비 -0.2%로 역성장을 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내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4월 대미 수출은 6.8% 감소했다. 미 정부가 예고한 25%의 자동차 품목 관세는 지난 3일 부과가 시작됐다.
내수 부진 속에서 수출 여건도 악화되는 복합 위기 중에 ‘한·미 2+2 통상 회담’을 지휘해야 할 경제 사령탑마저 공석이 됐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자 한 달 반 동안 묵혀 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탄핵소추안을 꺼내 들었고, 국회 표결 직전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주호 교육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경제를 포함한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경제 운용 경험이 없는 이 권한대행이 험난한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를 관리하고 미국과도 협상해야 한다. 지난달 하순 2+2 회담을 계기로 구축된 ‘최상목-베선트 재무장관 라인’도 끊어졌다. 이번 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에서 열릴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도 차관보 급이 대신 참석하게 돼 중국·일본과 장관급 회담도 무산될 전망이다.
한국 경제로선 미국발 관세 폭탄 속에서 사령탑 없이 통상·환율 협상까지 벌여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제 부처와 금융 당국이 비상 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관리해가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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