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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자, 젤렌스키 향해 "정장 있긴 해요?"… 트럼프 속내였나

太兄 2025. 3. 1. 18:20

美기자, 젤렌스키 향해 "정장 있긴 해요?"… 트럼프 속내였나

입력 2025.03.01. 12:15업데이트 2025.03.01. 15:21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에서 열린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AFP 연합뉴스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이 고성 속에 마무리된 가운데, 트럼프를 화나게 한 요인 중 하나가 젤렌스키의 ‘옷차림’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각) 젤렌스키는 군복 스타일의 옷을 입고 워싱턴 DC 백악관을 찾았다. 보통 작업복이나 전투복으로 활용되는 카고바지에 전투화를 착용했다.

젤렌스키는 전쟁 중인 군인들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그간 공식 행사에서 비슷한 복장을 입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백악관에 도착하자 “오늘 잘 차려입었다”고 비꼬듯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시작부터 젤렌스키와 트럼프 사이에 적대감이 있다는 징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평했다.

2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보수 성향 언론사인 원아메리카 뉴스의 기자는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J 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회담 배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기자는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 레벨의 사무실에 있는데, 정장 입는 것을 거부하나?”라며 “그냥 보고 싶어서 그렇다. 정장이 있긴 하냐?”고 연이어 물었다. 이어 “많은 미국인이 당신이 이 자리의 위엄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젤렌스키는 “전쟁이 끝난 후에 입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마 당신과 비슷한 옷을 입겠죠?”라며 “더 좋은 옷을 입을지도 모르죠. 저도 잘 모르겠네요”라고 반격했다.

이 장면은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됐다. 포브스가 기자의 질문과 젤렌스키의 답변을 편집한 2분가량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4시간 만에 조회 수 26만회를 기록했다. 댓글 3000여 개가 달렸는데, ‘좋아요’를 많이 받은 것들은 대부분 기자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한 네티즌은 “왜 일론은 정장을 입지 않는가”라고 했다. 26일 트럼프가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모두가 정장을 입은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혼자 티셔츠에 모자를 쓴 캐주얼 차림이었다. “국가 원수에게 한 가장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사우디 왕자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는지 물어보라” 등의 반응도 나왔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3년 2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났다. /UPI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젤렌스키의 옷차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직접적인 정보를 알고 있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 사람의 마찰 속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는 젤렌스키가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트럼프 보좌진은 미리 젤렌스키 측에 “백악관 방문 시 군복 스타일의 옷차림을 벗는 것이 예의에 맞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조언했다고 한다. 젤렌스키는 이전보다는 격식을 갖춘 듯 우크라이나 국가 상징이 가슴에 새겨진 ‘올블랙’ 의상을 선택했지만, 끝내 정장은 입지 않았다. 과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젤렌스키는 티셔츠에 패딩 점퍼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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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 파행 배경에는 젤렌스키에 대한 트럼프의 뿌리 깊은 악감정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