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정치 양극화 뒤에 숨은 심각한 의원 윤리 타락

太兄 2025. 10. 28. 18:32

 정치 양극화 뒤에 숨은 심각한 의원 윤리 타락

조선일보
입력 2025.10.28. 00:10업데이트 2025.10.28. 00:32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시찰단이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 한화우주센터를 찾았다. 시찰을 마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센터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폰으로 딸 결혼식 축의금 내역을 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메시지에는 대기업과 피감 기관 대표들의 이름과 100만원부터 수십 만원의 축의금 내역이 담겨 있다. 최 의원 측은 “축의금을 돌려주기 위해 보좌진에게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국회 상임위원장이 의원 권력이 가장 커진다는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에서 자녀 결혼식을 여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이다. 한 달 전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결혼식을 여는 문제의 부적절함이 지적됐을 때 결혼식 장소를 바꿔야 했다. 그게 어렵다면 축의금과 화환이라도 받지 않았어야 한다. 그랬다면 이런 논란은 피할 수 있었다. 많은 공직자와 국회의원이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은 결혼식 이후에도 자기 모르게 자녀가 국회에 예약을 했다거나 양자역학 공부 때문에 자녀 결혼식을 챙길 시간이 없었다는 식으로 납득하기 힘든 해명을 했다. 직접 청첩장을 돌린 적이 없다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그러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축의금 내용을 보는 장면이 잡힌 것이다. 최 의원 해명대로 축의금을 돌려주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해도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보좌관에게 자신의 경조사 축의금 정리 같은 사적인 일을 시킨 것은 공사 구분이 없는 갑질에 가깝다. 이미 젊은 층이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축의금 액수도 일반인의 기준을 넘어선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라도 축의금 100만원은 흔치 않다. 최 의원은 일단 930만원을 돌려주고 추후 더 돌려주겠다고 했다. 국회 상임위원장이면 애초에 이런 일을 만들지 말았어야 마땅하다.

최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로 주식 차명 거래를 하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은 상임위원장직을 그만뒀지만 여전히 다른 상임위에서 피감 기관들의 잘못을 추궁하고 있다. 누가 누구를 나무란다는 건가. 희극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정치권에선 보좌관에게 변기 수리를 시켜도, 상임위 도중 코인 거래를 해도 공천을 받아 재선, 삼선을 한다.

정치가 양극단으로 갈리다 보니 우리 편이 하면 무슨 잘못을 해도 무조건 봐주기 때문에 의원들의 윤리도 범죄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피감 기관들을 상대로 호통치고 모멸적 언사를 하는 의원일수록 자신의 윤리 수준은 바닥인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