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한은 "건설로 경기 띄우면 장기 부진 부른다" 경고

太兄 2025. 10. 26. 16:52

한은 "건설로 경기 띄우면 장기 부진 부른다" 경고

버블 붕괴 직후 일본 상황 예시로

입력 2025.10.26. 13:35업데이트 2025.10.26. 14:59
23일 서울 용산구 한 공사장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건설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오히려 경기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볼 때 건설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이 결국 장기 부진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6일 공개한 ‘일본과 중국 건설투자 장기 부진의 경험·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은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이후 정부가 공공투자를 확대해 건설경기를 살리려 했지만 장기침체를 피할 수 없었다”며 “정부와 가계의 부채가 늘어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요인이 됐다”고 했다.

또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과잉투자를 지속한 결과 2021년부터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초 경제의 거품(버블)이 꺼진 직후 경기 침체에 대응해 1990년대 후반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경기 부양 정책을 발표했다. 도로·철도·항만·공항·댐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의 건설 투자가 주요 대책이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가계의 주택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주택 대출 공제 등 세제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대출을 늘렸다. 이런 정책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하와 베이비붐 세대의 자가 구매 수요와 맞물려 주택 건설 증가로 이어졌다.

한은은 “장기적으로 일본 버블 붕괴 직후 수년간 이어진 건설 투자 중심의 경기 부양책은 경기 회복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비효율적 공공 투자 배분, 지방 경제의 건설업 의존 심화, 가계 부채 누증에 따른 가계 소비의 장기 부진, 재정 상황 악화 등의 문제점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주택 가격 하락이 2010년까지 이어지면서 가계는 부채 상환에 시달렸고 가계 소비는 둔화됐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중국은 건설 투자 장기 부진이 아직 진행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부양 수단으로 건설 투자가 활용됐다. 2014~2015년 중국 정부는 다주택 구입 장려와 대출 금리 인하, 선납금 비율 인하 등 전면적인 민간 부동산 시장 부양 조치를 시행했다.

한은은 “중국 건설투자 침체도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급격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막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부양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중국 내 사회갈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고, 과거 일본의 경험도 참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 투자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 1991년 고점(21.8%) 이후 2012년(13.9%)까지 21년간 조정됐다. 일본이 1980년(22.1%)에서 2010년(10.2%)까지 30년 넘게 조정됐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건설투자 비중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우리나라 건설 투자는 지난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1년부터 4년 연속 감소세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보고서의 조사 대상 기간인 2023년 이후 건설 투자가 큰 폭 감소하며 올해에는 거의 선진국 수준까지 건설 투자 비중이 내려왔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본과 중국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 경기 부양 수단으로 건설 투자가 활용되며 부작용이 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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