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 우려한다면 기업보다 노동계 설득해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일 소상공인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한 데 이어 4일엔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경제 6단체 대표단과 만남을 이어갔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노무 담당 임원들을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한 기업들 우려를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새는 양 날개로 난다, 기업과 노동 둘 다 중요하다”며 “소뿔을 바로잡자고 소를 잡는 ‘교각살우’의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는 발언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경기 안산의 중소기업체를 찾아가 “(기업이나 노조가) 폭력적이거나 너무 이기적이면 문제”라며 “그러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실제 정부의 모습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노란봉투법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법 시행까지 6개월이 남았는데 이미 산업 현장은 혼란과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협력사 노조, 네이버의 7개 자회사 노조 등은 본사와 직접 교섭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노조는 합병 발표에 반발해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미국 조선 시장 진출 등을 위한 경영 판단에 노조가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노조도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분규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란봉투법으로 파업이 늘 수 있으니 우리 기업에 투자할 때 유의하라는 ‘자해 공시’까지 등장했다. SK㈜는 회사채 발행 공시에서 손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석유화학 부문 재편에 노란봉투법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시했다. 현대건설도 같은 날 증권신고서에 같은 취지를 적었다.
노동계가 노조 편향의 법 제도를 이용해 과도한 투쟁에 나서는 ‘교각살우’를 정부가 정말 우려한다면 노조들도 만나 설득해야 한다. 노조를 위해 ‘노란봉투법’ 등을 통과시킨 만큼 이제는 노조를 향해 이를 악용해 혼란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계도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 마침 민노총이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를 그런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노조의 정당한 권익은 보장하되, 그것이 지나쳐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모두에게 손해다. 대통령과 정부가 기업인이 아니라 노조를 설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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