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도 전에 노조 실력 행사 시작됐다

노동 관련법 일부를 개정한 일명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기업에 대한 노동계의 압박이 시작되고 있다. 법이 아직 공포되지 않았고 공포 후 6개월 유예 기간을 두고 있지만, 법 시행과 상관없이 “직접 교섭하라”는 노동단체와 하청 노조들의 요구가 분출하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의 원청업체 교섭을 허용하고,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현대제철 협력사 비정규직 노조는 27일 현대제철을 불법 파견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현대제철이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원·하청 교섭 1호 사업장이 되도록 적극 취재해 달라”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고소고발 등 실력 행사로 원청업체를 압박해 협상장으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비정규직 투쟁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제철은 그동안 이들의 불법 파업, 점거 농성에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서 왔다. 이 기업을 원·하청 교섭 1호로 끌어내 노란봉투법 시대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현대제철 외에도 네이버 7개 자회사 노조가 같은 날 네이버에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발전소 비정규직 노조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총파업 대회를 연다. 재계에선 이를 시작으로 조선·자동차·석유화학·물류 등 하청 업체가 많은 주요 산업 분야에서 유사한 요구와 압박이 경쟁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법 개정을 준비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쳐 기세를 잡겠다는 것이다.
국가 경제와 국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기업을 이렇게 가혹하게 다루는 나라는 없다. HD현대중공업의 1차 협력사만 2420곳, 삼성중공업은 1430곳, 한화오션은 1334곳에 달한다. 노사 관계가 가장 적대적인 환경에서 하청업체의 직접 교섭권을 열어주고 기업의 손해배상 권한까지 제한하면 기업이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법이 공포되기도 전에 “진짜 사장이 나서라”는 압박이 시작됐으니 법이 시행되면 전국 사업장에서 어떤 혼란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 사람들 머리에만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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