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정서보다 국익 앞세운 한일 관계, 앞으로도 지속되길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강화가 골자인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한일 양국의 공동언론발표는 17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발표문에서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해 파트너인 한일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환경 변화와 새로운 통상 질서를 고려해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 흐름 속에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계속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북핵 대응에서도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한 국제 사회와 협력’을 강조했다. 양국 간 수소·AI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저출산과 재난 안전 문제 대응을 위한 협의체도 만들기로 했다. 이전 윤석열 정부가 추구했던 한일·한미일 협력 기조와 유사하다.
이런 한일 정상회담의 모습은 그동안의 민주당이 보여왔던 ‘반일’ 성향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대법원의 2018년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보다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 정서만 자극했다. 당시 한일 관계는 전후 최악으로 평가됐다. 이 대통령의 과거 입장 역시 이런 민주당 기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한일 관계가 또 한번 과거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998년 일본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오부치 일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합의했다. 그 선언이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지향해온 한일 관계 노선이다. 이시바 총리도 이번 회담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에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와 윤석열 정부의 강제 징용 배상 해법에 대해 “국가로서 약속이므로 뒤집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처럼 이념보다 실용을 앞세우는 이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일본에서는 “양국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지지층 정서보다 국익을 앞세워 고려한 이 대통령의 외교적 선택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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