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 회피해온 '부실산업 재편' 더는 못 미뤄

이재명 대통령이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산업에 대해 “사업 재편, 설비 조정 등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정부 주도의 부실 산업 구조 조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은 물론 철강·건설 등 전통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역대 정부는 인원 감축 등의 고통을 수반하는 구조 조정 작업을 피하면서 시간을 끌어왔다. 인기는 없지만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선 꼭 해야 할 일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 지시는 평가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못 세겠다.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라”고도 했다. 331개에 달하는 공공기관 부채가 4년간 200조원 이상 늘어날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기관장 평균 연봉은 2억원에 육박하고, 직원 보수는 평균 7000만원을 넘는다. 공공기관 문제 역시 역대 정부마다 개혁 1순위로 내세웠지만 ‘낙하산 인사’ 수요가 넘치는 데다 노조 반발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이 대통령 지시를 계기로 대대적인 공공 부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이 대통령 발언도 ‘전기 요금 인상’을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탈원전’의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 값이 급등하는데도 5년간 전기 요금을 단 한 차례 인상하는 데 그쳤다. 그 바람에 한전은 부채 200조원에 하루 이자만 120억원이 넘는 부실기업으로 추락했다. AI(인공지능) 시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다.
공공기관 개혁, 산업 구조 조정, 전기 요금 인상 등은 역대 정부가 미뤄온 국가 과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는 점에서 평가할 일이다. 문제는 말에 그치지 말고 실행으로 이어지느냐다. 포퓰리즘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이재명 정부가 과연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의 강력한 저항을 이겨내고 인기 없는 정책을 밀고 갈지 의문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나아가 이 정부가 침묵하고 있는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의 국가 의제도 공론의 테이블에 올려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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