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언론노조 민원 들어준다고 자유민주 체제 부정

太兄 2025. 8. 8. 19:05

언론노조 민원 들어준다고 자유민주 체제 부정

조선일보
입력 2025.08.08. 00:10업데이트 2025.08.08. 09:58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의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듣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처리한 방송법에는 민영방송인 YTN과 연합뉴스 TV 사장과 보도 책임자를 3개월 안에 바꾸라는 조항이 있다. 공영방송 KBS 사장을 친정권 인사로 바꾸기 위해 이사진을 3개월 내 전원 교체하라는 것도 논란이지만, 민영방송의 사장을 강제로 바꾸라는 법을 만든 것은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민주당 정권이 일반 기업의 경영진을 강제로 바꾸는 법을 만든 것과 같은 일이다. 우리나라의 기본 골간인 자유민주 체제와 사유재산 보장, 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것으로, 아무리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해왔다고 해도 이런 일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다.

이상한 것은 이런 전대미문의 일을 저지르면서 관련 법 조항을 법안 본문이 아니라 부칙에 넣은 것이다. 부칙은 법안의 본질이 아니라 실시 시기 등 시행상의 문제를 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조항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처벌 규정도 없다. 무언가에 쫓겨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고 급히 집어넣은 것이다.

한 가지 짐작할 만한 구석이 있다. 이 법안은 민영방송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노조와 합의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가 원하는 사장을 임명하라는 것이다. 이 황당한 법안이 민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언론노조와 그 산하인 각 방송 노조의 민원을 들어준 것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민영방송 사장의 교체에 대해 “보도 채널은 고도의 독립성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지만, 노조 방송엔 독립성이 아니라 편향성이 있을 뿐이다.

YTN 사장은 이미 지난달 자진 사퇴했지만, 노조는 유진그룹의 최대 주주 자격 박탈을 요구하며 현재 파업을 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2023년 공기업 보유 지분 30.95%를 3199억원에 낙찰받았다. 노조는 YTN을 과거의 노조 방송으로 되돌려 달라는 것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노조 집회에 참석해 지원을 약속했었다.

전문가들은 이 방송법이 위헌이라고 지적하지만 피해를 당한 해당 기업들은 위헌 소송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다. 소송을 내 자칫 정권에 미운털이 박힐 경우 더 큰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과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경영권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자유민주 국가에서 이런 기업 경영권 강탈 시도가 벌어지는 것은 입법부·대통령실·사법부 어디에도 절대 권력을 견제할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개 방송 노조의 민원을 들어주려고 국가 체제까지 부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