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의 '미래'인 이 남자… LA 시위 두고 트럼프와 한판 승부
차기 美대선 주자 거론 뉴섬 주지사
트럼프, LA 제소하자 "뉴섬 체포 지지"
시위 나흘째 계속… 사흘 동안 56명 체포
해병대 700명 투입 "연방 인력·재산 보호"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 정책을 둘러싼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시위 사태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와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의 충돌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재선 주지사인 뉴섬은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지리멸렬한 민주당의 구심점이 될 만한 몇 안 되는 잠룡으로, 9일 주방위군 배치 명령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트럼프와 각을 세우며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도 자신의 핵심 국정 어젠다인 불법 이민자 추방의 진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시위라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뉴섬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방위군까지 동원된 강경 진압 기조 속 시위가 격화하는 것에 대해 “이는 정확히 트럼프가 원했던 것”이라며 “사태를 격화하고, 불법적으로 주방위군을 연방 차원에서 동원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서명한 (주방위군 동원) 명령은 캘리포니아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가만히 있을 경우 트럼프는 다른 주에서도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적 반란 같은 중대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방위군에 대한 통제 권한은 주지사가 갖는다. 하지만 트럼프는 LA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 기습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자 지난 7일 이를 폭동으로 규정하며 주방위군 2000명 투입을 지시했고, 현재 300명이 주요 시위 지역에 배치돼 경계 활동을 하고 있다. 주지사 동의 없는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은 1965년 린든 존슨 이후 60년 만이다.

그러자 트럼프는 이날 뉴섬의 체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경 차르’인 톰 호먼이 불법 이민 단속을 방해하면 뉴섬과 카렌 배스 LA 시장을 체포할 수 있다고 밝힌 것 관련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나는 개빈 뉴섬을 좋아하고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철저히 무능하다. 개빈은 형편없이 일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올해 초 LA에서 대형 산불이 났을 때도 뉴섬을 ‘뉴스컴(Newscum·뉴섬과 쓰레기의 합성어)’이라 조롱하며 주지사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또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는 “주 방위군 파견을 훌륭한 결정이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LA는 완전히 파괴됐을 것이다” “뉴섬과 바스는 ‘트럼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항상 시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며 그렇게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에도 “(상황을) 방치하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주방위군 투입 결정이 정당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이번 충돌에서 정치적 기회를 보고 있다”며 “차기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뉴섬이 민주당 우세주에서 자신의 핵심 어젠다인 불법 이민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추구하는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 시위에 대해 ‘침략’ ‘점령’ 같은 격한 표현을 쓰며 시위 참가자를 “폭력적인 반역 폭도”라 칭했는데, 자신의 핵심 어젠다인 불법 이민 추방의 진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이번 시위를 정치적 승부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 북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주말 간 경계 태세에 있던 2개 대대 약 700명의 해병대원을 LA 지역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미 투입된 주방위군 병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뉴섬 역시 민주당 내 반(反)트럼프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수 있다. 뉴섬은 샌프란시스코 시장, 재선 주지사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리스크’로 낙마하자 바이든의 뒤를 이을 후보로 거론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순리에 따라 후보직을 승계했지만 트럼프에 크게 패배했고, 미 정가에서는 뉴섬이 2028년 대선에 도전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성(性) 전환 여성의 여성부 운동 경기 참가에 반대하고,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설계자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합동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등 외연 확장에도 나섰다. 뉴섬의 전 배우자는 트럼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약혼한 사이였던 킴벌리 길포일 그리스 주재 미국 대사 내정자다. 뉴섬은 “트럼프는 공포와 불안을 조장해 헌법을 위반하려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공화국 근간을 위협하는 권위주의 발걸음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LA 시위는 9일까지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내가 목격한 폭력은 역겨운 수준”이라며 “이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폭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 하루에만 시위 현장에서 27명을 체포했는데 이 가운데는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거나, 오토바이를 몰고 돌진해 경찰관을 다치게 한 사람도 포함됐다. NBC는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총 56명이라고 전했다. LA에서 촉발된 시위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시사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한길 "한동훈 퇴진운동" (0) | 2025.06.10 |
---|---|
F-35·미사일 못 만든다… 美가 中 독점 희토류에 안달난 이유 (4) | 2025.06.10 |
국제선거감시단 긴급 성명서 발표 (0) | 2025.06.09 |
中 J-36 정면 유출..."전투반경 3000㎞, 스텔스 폭격기 가능성" (2) | 2025.06.09 |
명칭: 21대 대선취하 소송단(김문수후보의 사법투쟁팀 (1) | 2025.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