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33곳 만든 中 칭화대, 韓은 영재高도 외면

이공계 수재들이 가는 전국 영재고의 2026학년도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4% 줄어, 5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최상위권 학생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다. 영재 학교는 교과 과정이 대학 입시와 거리가 멀어 의대 진학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대선 주자들이 ‘100조원 투자’ 등을 내세우며 인공지능(AI) 육성을 외치고 있지만, 과학기술 인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헛된 꿈에 불과하다. 저비용 고효율의 인공지능 ‘딥시크’를 비롯, 최고 성능의 전기차,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드론, 배터리 등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중국의 기술 굴기 역시 국가가 전략적으로 키운 이공계 인재들이 인해전술처럼 쏟아지고 있기에 가능했다.
중국은 2015년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수립하면서, ‘2025년까지 고급 기술 인력 1000만명 양성’ 목표를 세우고 치밀한 영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전국 시험을 통해 상위 0.5%를 뽑아내 영재학교로 보내고, 4~5년간 수학·물리·화학을 대학 수준까지 가르쳤다. 칭화대, 베이징대 등 6개 명문 대학이 1200명을 별도로 뽑아 최고 석학에게 이공계 과목을 배우게 했다. 이렇게 길러진 인재들이 대학의 지원 아래 ‘창업자’로 거듭나고 있다. 칭화대에서만 스타트업이 1000개나 탄생했고, 이 중 33곳은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매년 과학기술 분야의 박사 8만명, 공학 엔지니어 150만명을 배출하고 있다. 무섭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
우리는 어떤가. AI 인재를 키워야 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정원을 수도권 규제를 이유로 20년간 55명으로 묶어놓았다. 산업계가 아우성치자 2023년 겨우 25명을 증원해준 것이 고작이었다. 이공계 인재가 의대로만 쏠려, 등록금 면제와 취업을 보장하는 반도체 학과조차 정원을 못 채워 쩔쩔매고 있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나노 등 4대 신기술 분야에서만 6만명의 인력이 부족한데 한국을 떠난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가 최근 10년간 9만6000명에 달한다. 서울대 공대 학장이 “이공계 대학생 중 매년 1000명을 뽑아 집중 지원해 초인재로 양성하자”는 제안을 한 것은 거의 절규로 들린다.
이대로 가면 한국 제조업은 모두 경쟁력을 잃고 중국에 뒤처질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교육 개혁을 포함해 이공계 인재 양성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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