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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 기습에 "러, 진주만급 충격... 전쟁 규칙 새로 썼다"

太兄 2025. 6. 2. 18:01

우크라 드론 기습에 "러, 진주만급 충격... 전쟁 규칙 새로 썼다"

전략전폭기 41대 파괴돼 큰 타격
군사 블로거 "당분간 복구 힘들 것"

입력 2025.06.02. 14:56업데이트 2025.06.02. 17:19
러시아 전략폭격기로 추정되는 대형 항공기들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 /인폼네이팜(InformNapalm) 텔레그램

우크라이나가 100여 대의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공군 기지를 기습 공격해 러시아 전략 폭격기 전력에 큰 타격을 입힌 대규모 작전을 두고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수준의 충격을 주고 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1일 18개월간 준비한 ‘거미줄 작전’을 통해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SBU는 수십 대의 소형 드론을 화물 트럭 캐빈에 숨겨 러시아 공군기지 주변으로 운반한 뒤 원격으로 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전략폭격기 40여 대를 타격하고 70억달러(약 9조65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입은 러시아 항공기에는 Tu-95, Tu-22 폭격기와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포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의 34%가 파괴되거나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기습적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화염에 휩싸인 영상./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이번 공격은 2022년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 침몰, 케르치 다리 폭격, 2023년 세바스토폴 항구 미사일 공격에 이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군사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 분석가 세르히 쿠잔은 “세계 어떤 국가의 정보 작전도 이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총 120대 정도의 러시아 전략폭격기 중 40대를 공격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 올렉산드르 코발렌코는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러시아 군산복합체가 현재 상태로는 가까운 미래에 복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입수 가능한 정보에 따르면 벨라야 비행장에서 Tu-160 두 대가 격파된 것이 확인됐다”며 “러시아 공군은 ‘유니콘’ 두 대를 잃은 셈”이라고 했다. Tu-95, Tu-22, Tu-160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미사일로 공격할 때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폭격기로, 이중 초음속 가변익 전략폭격기인 Tu-160은 핵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는 기종이다.

러시아의 영향력 있는 군사 블로거들은 이번 공격을 1941년 진주만 공습과 비교했다. 군사 블로거 로만 알레킨은 17만4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미국이 진주만 공격에 대응한 것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더 가혹한 대응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텔레그램 채널 ‘투 메이저스’는 “이것은 단순한 구실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을 가할 명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 Tu-22M3. /투폴레프 홈페이지

BBC 우크라이나 서비스의 스비아토슬라프 호멘코는 우크라이나의 한 정부 관계자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우리(우크라이나)가 이미 전쟁에서 졌다고 스스로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기자 일리아 포노마렌코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자존심 강한 국가(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는 6개월밖에 안 남았어‘, ‘너희는 전략이 없어’, ‘평화를 위해 항복해라. 러시아는 절대 지지 않아’라는 발언을 듣지 않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반격하고 승리해 살아남는 법을 찾는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시사 잡지 ‘비즈니스 우크라이나’는 X(옛 트위터)에 “결국 우크라이나에도 몇 가지 카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BBC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이 대담함과 독창성을 보여줬다”며 “우크라이나가 주장한 대로, 이 공격으로 70억 달러(약 9조6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지만, 최소한 엄청난 선전 효과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공중 순항 미사일 타격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전선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주요 군사 자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습공격에 화염에 휩싸인 러시아 전략폭격기 들. /인폼네이팜(InformNapalm) 텔레그램

워싱턴포스트의 맥스 부트는 칼럼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이날 공격으로) 전쟁 규칙을 새로 썼다”며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이 이번 공격을 84년 전 진주만에 비교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두 공격 모두 한때 지배적이었던 무기 체계, 즉 1941년의 전함과 오늘날의 유인 항공기의 쇠퇴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유는 타당할 수 있다”며 “전기 울타리와 초소로 공군 기지를 안전하게 지켰다고 생각했던 각국 군대는 이제 군사용으로 쉽게 개조할 수 있는 저렴하고 어디에나 있는 드론이 하늘에서 가하는 위협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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