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아라
2017-02-03 23:28:43
너 자신을 알아라
옛날 희랍 사람들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인생의 계명을 델포이 신전의 하얀 대리석 벽에 아로새기고 생활의 지침으로 삼았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바로 아는 일이다.
나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인생을 바로 살고 보람 있게 사는 근본이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나의 나아갈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며, 나의 설 자리는 어디며, 무엇에서 인생의 보람을 찾아야 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옳게 사는 것이며, 사람을 대할 때에는 어떤 태도로 대하며 민족과 역사 앞에는 어떤 자세로 서야 하느냐.
이런 물음에 대해서 명확한 대답을 갖는 것이 나 자신을 바로 아는 것이다.
새해에는 저마다 새로운 뜻을 세우고 새로운 원願을 갖는다.
금년에는 이렇게 살아보겠다는 생의 설계와 구상을 마련한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살고 진실하게 살고 아름답게 살고 보람 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확고한 신념 체계와 분명한 생활 철학과 뚜렷한 행동 강령을 가져야 한다.
운명의 노예가 되어 인생에 질질 끌려가는 생활이 아니고 운명의 주인이 되어 나의 인생을 힘차게 끌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무의식적 생존인으로 살아서는 안된다.
마땅히 자각적 생활인으로서 살아야 한다.
육당 최남선 선생은 일찍이 살아지니까 사는 소극적 민족과 살려고 하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사는 적극적 민족을 구별하였다.
우리는 새 역사의 창조자가 되고, 새 민족의 건설자가 되기 위하여 모름지기 후자에 속하는 적극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해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생활 철학을 가지고 우리 국민들은 한 해를 살아야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 나는 <너 자신을 알아라>라는 계명을 강조하고 싶다.
공자는 일찍이 온고지신의 철학을 말했다.
옛것을 더듬어 새것을 알라는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옛날의 말씀에서, 현대를 사는 새로운 인생의 지혜를 찾아보고 싶다.
- 중략 -
우리는 한국 사람으로서 이 하늘 아래 이 땅 위에 태어났다.
우리의 조상한테서 한반도라는 국토의 유산을 물려받았고 우리의 선조들이 쓰던 말과 우리의 선인들이 창조한 문화와 역사를 계승하여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혈맥 속에는 만주의 벌판을 달리던 고구려의 웅장한 기상과 삼국을 통일하던 신라의 창조력과 외세의 침략 속에서 나라를 굳건히 지키던 고려의 호국정신과 조선조의 선인들의 추상열일秋霜烈日같은 대의명분과 도의심이 맥맥이 흐르고 있다.
우리의 숨결 속에는 한국의 얼이 깃들고 우리의 맥박 속에는 민족의 정기가 서려 있다.
우리는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가져야 한다.
많은 민족들이 역사의 무대에 나타났다가 힘의 도태작용에 의하여 소멸되고 말았다.
여진과 거란이 없어졌고, 만주족이 자취를 감추었고, 아이누족이 사라졌고, 잉카제국이 멸망했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소멸의 위기에 부딪쳤다.
우리는 가혹한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민족의 피와 말과 얼과 문화를 수호하면서 역사의 도전을 잠재적 저력과 창조적 에네르기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인비는 과거에 사는 민족과 현재에 사는 민족과 미래에 사는 민족을 구별하였다.
우리는 과거에 사는 민족이 아니고 미래에 사는 민족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민족의 자랑과 영광을 과거에서 찾을 것이 아니고 미래에 창조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민족적 자신을 회복하고 민족적 사명을 자각하여 민족의 창조력을 아름답게 개화결실開花結實해야 한다.
인간은 조국을 선택하는 자유가 없다.
우리가 한국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우리의 결정된 운명이다.
우리는 이 운명을 자랑스러운 영광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자주自主하는 나라, 부강한 사회, 정의의 국가로 만드는 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공동의 책임이요, 과제다.
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국을 세계의 최고 민족으로 완성해 보자는 원대한 이상을 우리 앞에 제시했다.
우리는 체력으로나 지식력으로나 도덕력으로나 세계의 최고 민족이 되도록 분투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허황한 꿈이 아니다.
실현 가능한 이상이다.
우리 국민 각자가 그러한 민족적 사명을 자각하고 청천백일과 같은 정신으로 광명정대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이다.
짧은 인생을 영원한 조국에 바치어 민족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봉사하는 길이다.
우리는 민족봉사에서 사는 의미와 보람을 찾아야 한다.
내가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 쓸모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요, 우리가 우리 민족을 가장 훌륭한 민족으로 만드는 것이 인류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가 후손 앞에서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 무엇이냐.
세계의 최고 민족의 완성이다.
새해 새 아침에 7천만 한민족이 저마다 그러한 높은 원願을 가슴속에 한 번 가져볼 만하지 아니한가.
저마다 새로운 한국인이 되자.
그러한 원대한 이상을 지니고 새해를 보람과 희망 속에 맞이하자.
안병욱 에세이집 < 사람답게 사는 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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