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3 18:02:16
해우소 이야기
지금은 세속에서도 흔히 쓰는 해우소(解憂所)라는 말이 있다.
화장실을 나타내는 말인데, 경봉스님이 최초로 이 이름을 붙인것이다.
스님은 6.25전쟁이 끝난 후 통도사 극락암의 화장실(그때는 변소라고 했다.)
이름을 새롭게 지었다.
소변을 보는 곳은 휴급소(休急所),
대변을 보는 곳은 해우소(解憂所)라고 했다.
극락선원을 찾은 수좌와 신도들이 이 표현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은 법문을 통해 뜻을 설명했다.
“세상에서 가장 급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찾는 일이야.
그런데 중생들은 급한 일은 잊어 버리고 바쁘지 않은 것은 바쁘다고 해.
휴급소(休急所)라고 이름한 것은 쓸데없이 바쁜 마음 쉬어가라는 뜻이야.
그리고
해우소(解憂所) 라고 한 것은 쓸데없는 것이 뱃속에 있으면 답답하고 근심 걱정이
생기는데, 그것을 다 버리라는 거야.
휴급소에 가서 급한 마음 쉬어가고
해우소에서 걱정을 버리면 그것이 바로 도(道)를 닦는 거야.”
대형가수 조용필의 4집 앨범 타이틀 곡은 ‘못찾겠다 꾀꼬리’이다.
이 노래는 1980년대 초반 대마초 사건으로 방황하던 조용필이
경봉스님을 친견한 것이 계기가 되어 탄생했다.
경봉스님과 조용필의 대화는 이랬다.
“뭐하는 놈인고?
“노래하는 가수입니다.”
그래 ! 그럼 노래 한번 해보거래이
조용필의 구성진 노래 한가락이 암자에 울려 퍼졌다.
"고놈 참 노래 잘 한데이 네안에 꾀꼬리가 들었구나
네안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참주인이 누구인지 아느냐?"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모르겠습니다.”
찾아보거라 누가 노래하는지 ?"
“그걸 찾아보거라.”
내안에 노래하는 꾀꼬리를 찾으라는 말을 듣고 산길을 내려가는 길목에
‘못찾겠다 꾀꼬리’라는 노래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으니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 ~
<경봉스님 법문중에서>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사바세상을 사는 것은 연극이나 마찬가지야.
기왕 연극을 하는 것이니 물질과 인간, 명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아니되니,
머리 쓰지 말고 한바탕 잘 놀다가거라.
내 안의 참 나 바로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찾으시길 발원합니다.
'교 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쇠뿔 (0) | 2023.07.03 |
---|---|
장성妓生 노화(蘆花) (0) | 2023.07.03 |
감동의 서울대 생활수기 당선작 (1) | 2023.07.02 |
염일 방 일 (拈一 放 一) (0) | 2023.07.02 |
세종대왕 탄신일을 맞아 한글을 돌아본다 (1) | 2023.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