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그는 누구인가』 해설 시리즈
5. 감옥의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초인(超人)
1899년 1월 9일 이승만은 체포된 후 경무청에서 6개월 가까이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그해 7월 그는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한성감옥에 투옥됐다. 오랫동안 모진 고문으로 심신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종신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절망에 빠질 만했다.
당시 감옥은 생존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큰 곳간을 개조한 감방의 바닥에는 멍석을 깔았으며, 겨울엔 난방도 안 되었다. 한 감방에 사오십 명을 집어넣어 겹쳐 눕거나 앉아서 자야 했다. 감방 안은 낮이건 밤이건 벽 위에 호롱불 하나가 매달려 있어 옆 사람 얼굴을 겨우 식별할 정도였다. 밤에는 빈대와 벼룩이 들끓어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대소변 냄새, 땀 냄새 등이 섞여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위생 상태도 최악이었다. 식사는 하루 두 끼였는데 콩과 옥수수가 대부분인 밥에 모래가 섞여 이빨이 깨어지기 일쑤였다.
지옥 같은 감옥살이였지만 이승만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기독교에 귀의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고, 오히려 삶에 기쁨을 느끼고 뚜렷한 삶의 목표를 발견하게 되었다. 자신의 삶이 고통스럽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것으로 믿으며, 자신은 항상 하느님의 돌보심을 받는 존재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승만은 고통스러운 감옥살이와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나라의 현실에 대해 분노가 치솟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출구가 필요했다. 그는 선교사가 보내 준 영어 성경을 틈날 때마다 읽었다.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손가락을 제대로 쓸 수 없었기 때문에 감방 동료가 성경의 책장을 넘겨주어야 했다. 비좁은 감방에 30여 명이 붙어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는 영어 성경을 우리말로 옮겨 큰 소리로 낭독했고, 죄수들도 호기심이 생겨 경청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은 선교사들이 보내 준 외국의 신문과 유명 시사잡지는 물론 역사, 외교, 법률, 종교 서적 등 폭넓은 독서를 했다. 아펜젤러 선교사가 보내 준 유명한 시사 주간지 『아웃룩(Outlook)』과 벙커(Bunker) 선교사가 보내 준 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를 열심히 읽었고, 몇 가지 영어 신문도 읽었다. 특히 아웃룩에는 이승만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동북아 정세에 대한 내용이 많이 실려 있었다. 그가 그 같은 외국의 시사잡지와 신문을 애독했기 때문에 감옥 밖 사람들보다 세계 정세에 훨씬 더 밝았다.
그래서 그의 감옥살이는 희망과 용기가 넘치며 힘든 감옥생활을 거뜬히 이겨내고 나아가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 다른 죄수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했고, 영어를 마스터하고 서양 지식도 축적하여 전문 서적을 번역하고 책도 썼으며, 감옥 내에 학교와 도서실을 열어 죄수들을 교육했으며, 논설을 써서 익명으로『제국신문』에 보내 대중을 계몽하는 노력도 계속했다.
당시 조선에서 활동했던 미국 선교사들은 그 같은 놀라운 일들을 보고 이승만이 감옥을 복당(福堂)으로 만들었다고 칭송했다. 이처럼 이승만은 지옥과도 같았던 감옥의 여건을 적극 활용하여 자신의 정신적 지적 기반을 튼튼히 구축하고 나라의 미래 비전까지 구상할 수 있었다.
5년 7개월의 고통스러운 감옥살이가 이승만을 좌절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끊임없이 담금질하여 어떠한 고통과 시련에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투사로 변모시켰다. 만민공동회의 가두투쟁을 이끌 당시 나타났듯이 이승만은 열혈 청년이었다. 그러나 그는 감옥살이를 통해 전혀 새로운 사람으로 변하였다. 감옥이 그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자기 계발에 열중케 하고 문명 세계의 실상을 탐색하게 하여 『독립정신』과 같은 명저를 남기는 등 조국의 독립과 발전 방향을 구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듯이 이승만 같은 위대한 인물도 숱한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면서 더욱 위대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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