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공공기관장 해임건의 5명 역대 최대, 경고도 12명…17명 중 16명이 문재인 정부서 임명

太兄 2023. 6. 18. 17:37

공공기관장 해임건의 5명 역대 최대, 경고도 12명…17명 중 16명이 문재인 정부서 임명

尹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입력 2023.06.16. 21:44업데이트 2023.06.17. 01:44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뉴스1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공공기관들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영 실적 부진으로 기관장 해임 건의를 받은 기관이 5곳, 경고 조치가 내려진 기관이 12곳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관장 해임·경고 조치를 받은 17개 기관 중 16곳의 기관장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이른바 ‘알박기 인사’다. 이번 경영평가 결과가 기관장 물갈이 신호탄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낙제점 받은 17명 중 16명은 문 정부가 임명

기획재정부는 16일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평가부터는 문 정부가 중시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의 배점을 25점에서 15점으로 낮추고, 실질적인 경영 성적인 재무 성과를 10점에서 20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윤석열 정부 국정 철학이 반영된 첫 번째 평가인 셈이다.

재무 성과 배점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공공기관들이 대거 낙제점을 받았다. 평가 등급은 ‘탁월(S)’부터 ‘우수(A)’ ‘양호(B)’ ‘보통(C)’에 이어 낙제점인 미흡(D)·아주 미흡(E) 등으로 나뉜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당기순손실이 2021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42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불으면서 C에서 E등급으로 떨어졌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적 측량 수익이 크게 줄어 당기순이익이 2021년 295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12억원 적자로 전환되며 B에서 D로 하락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부진한 경영 실적과 함께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먹통 상황까지 겹치며 등급이 A에서 D로 3계단 추락했다.

기재부는 E등급을 받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한국소방산업기술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총 5개 기관장에 대해 소관 부처 장관에 해임 건의를 했다. 또 경영 실적이 안 좋거나 사망 사고 등을 낸 12곳도 경고 조치를 했다.

 
그래픽=송윤혜

이번에 기관장 해임·경고 대상 중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제외한 16곳의 기관장은 문 정부 시절에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1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원경환 석탄공사 사장 등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많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전 정부 알박기 인사들의 국정 방해, 더는 안 된다”며 “새 정부가 일하도록 기회를 주는 게 상도의”라고 했다.

◇한전, 경영평가 사상 처음 낙제점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전기료 인상 지연으로 막대한 적자를 본 에너지 공기업은 줄줄이 등급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3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낙제점인 D등급을 받았다. 초우량 공기업이던 한전이 D등급을 받은 것은 2007년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D·E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을 받을 수 없고, 경영개선계획도 제출해야 한다. 나머지 12개 에너지 공기업들 성적도 대체로 하락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A→C), 한국동서발전(S→B등급) 등은 2등급씩 낮아졌다.

정부는 경영 실적이 나빠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한수원 등 발전 자회사 6곳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임원은 50%, 1~2급 직원들은 25% 깎기로 했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에너지 공공기관을 보는 국민 정서나 국민 눈높이도 고려해 성과급 삭감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