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담재판부 '소수 의견' 강제 논란… 대법 "정치권·여론에 휘둘릴 것"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3대 특검’ 사건 재판을 전담하는 ‘내란·국정농단 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을 발의해 위헌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전담재판부 판사들의 소수 의견 표시를 강제하는 조항도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이 전날 발의한 내란·김건희·해병 특검 관련 전담재판부 법안에는 ‘전담재판부의 판결문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판사의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앞서 발의됐던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도 동일하게 포함돼있던 조항이다. 통상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재판부’는 심리를 통해 합의된 주문과 이유 이외에 개별 판사의 소수 의견을 공개하지 않는데, 특별·전담재판부 법안은 각 판사마다 유무죄 등 쟁점에 대한 의견을 밝히라고 강제한 것이다.
합의재판부가 판사마다 의견을 밝히지 않는 것은 ‘합의의 비밀 원칙’ 때문이다. 법원조직법은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는데 이는 각 판사들의 개별 의견 내용과 수를 밝히지 말라는 취지다. 합의부 판사 3명이 저마다 다르게 판단할 경우, 판결의 권위가 떨어져 당사자가 승복하기 어려워지고 논리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이 관여해 각자 의견을 밝히는 전원합의체나 헌법 재판과 동일하게 보긴 어렵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특별·전담재판부의 ‘소수 의견 표시’ 조항에 부정적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의견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재판부에 소수 의견 표시를 의무로 하는 경우 정치권·여론 압박에 따른 부담으로 충실한 합의를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3명으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소수 의견 표시를 허용하면 주문에 이르는 경과가 모두 드러날 수 있다”며 “판결의 결론을 둘러싼 시비와 논란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는 또한 “정치적으로 민감한 (특검의) 형사 사건에 대해 3인 재판부에 소수 의견 표시를 강제하는 것은 판사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며 “소수 의견 표시를 주저하게 돼 논리의 경쟁과 설득에 기초한 충실한 합의가 아니라 타협적 결론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법리를 다투거나 토론해서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기보다 각자 대중에 영합하는 의견을 내놓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이는 재판의 정치적 독립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소지가 있다”면서 “소수 의견의 표시를 의무화하기보다는 재판부에서 표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특별재판부 법안의 위헌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전담재판부 법안을 새로 냈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으로서는 재판이 여론에 휘둘릴 소지가 크고 위헌성이 뚜렷한 이들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민주당 뜻대로 3대 특검 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앞으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별도 재판부를 만들라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며 “사법이 정치에 완전히 종속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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