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재난영화처럼…'최악 가뭄' 강릉에 전국 소방차 출동

太兄 2025. 8. 31. 19:24

재난영화처럼…'최악 가뭄' 강릉에 전국 소방차 출동

강릉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 15% 아래로
9월 10일까지 비소식 없어 가뭄 심화할 듯

입력 2025.08.31. 14:57업데이트 2025.08.31. 17:05
31일 강릉시 강북공설운동장 주차장에 급수지원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량들이 도열해 있다. /장경식 기자

최악의 가뭄으로 정부가 재난 사태를 선포한 강원 강릉시에 전국 소방 동원령이 발령돼 31일 전국 소방차 50대가 출동해 급수 지원에 나섰다. 강릉시는 이날 주요 생활용수 공급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한급수가 본격 시행됐고,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된 상태다.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날 오전 9시 강릉시 연곡면 강북공설운동장에는 전국에서 온 물탱크차 50대와 급배수지원차 1대가 집결했다. 강원도 내 소방서는 물론 서울, 인천, 경기,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소방차들이 집결해 급수 지원에 나선 것이다.

소방차들은 동해, 속초, 평창, 양양 등 인근 지역 소화전에서 담아온 물을 홍제정수장에 쏟아붓는 방식으로 오후 8시까지 2500t을 급수할 예정이다. 9월 1일부터는 소방차를 담수량이 큰 물탱크 차량으로 바꿔 하루 3000t을 급수한다.

강릉시에 투입된 소방차들. /소방청

소방청은 이날부터 동원된 물탱크차를 활용해 주요 생활 거점과 급수 취약지에 순환 공급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지정 급수 지점에서 생수를 받아가면 된다.

이는 전날 오후 7시를 기해 행정안전부가 강릉 일원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소방청이 강릉시 급수 지원을 위해 국가 소방 동원령을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 ‘강릉 저수율 15% 무너져…농업용수 공급도 중단

강릉시는 최근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강릉시에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한급수가 본격 시행됐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전날 15.3%에서 0.4%P 떨어졌다.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저수율 15% 선이 무너지자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앞서 강릉시는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진 지난 20일부터 아파트를 비롯해 5만 3485가구의 계량기 50%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했다. 시는 또 전날부터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했다.

31일 오전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강릉에 소방치 51대가 집결해 있다. /소방청 제공

◆ 최악 가뭄 강릉, 당분간 큰비 없어... 1일 겨우 5㎜

당분간 강릉 지역에는 강수 전망도 없어 제한 급수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1일 전국 대부분 많은 비가 예보됐지만 정작 가뭄이 극심한 강원 동해안에는 5㎜ 안팎의 적은 비만 올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 수도권·강원 내륙·강원 산지·충청에 비가 오기 시작해 9월 1일엔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서해5도·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경남권 30∼80㎜(부산·울산·경남남해안과 경남동부내륙 최대 100㎜ 이상), 제주 20∼80㎜(산지 최대 100㎜ 이상), 호남 10∼60㎜(전남동부 최대 80㎜ 이상), 대구·경북·울릉도·독도 5∼60㎜이다.

31일 강원 강릉시 홍제정수장에서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들이 급수하고 있다./뉴스1

하지만 강원 영동에는 최소 9월 10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강원 영동은 올해 들어 이달 29일까지 내린 비가 477.5㎜로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960.1㎜)의 절반에 못 미친다. 강릉은 누적 강수량이 404.2㎜로 평년(944.7㎜)의 40% 수준이다. 특히 4월 이후 내린 비의 양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에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31일 강릉 오봉저수지에 강바닥이 드러나 있다/ 장경식 기자

정부는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4주 내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9.7%까지 떨어지며 1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후 오봉저수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한 뒤 관계 부처에 즉각적인 재난 사태 선포를 지시하고 강릉 가뭄 지역에 대한 국가 소방 동원령 발령도 추가로 지시했다. 자연 재난인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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