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노란봉투법' 피하니 '개정 상법', 與가 몰아넣은 진퇴양난

太兄 2025. 8. 30. 21:53

'노란봉투법' 피하니 '개정 상법', 與가 몰아넣은 진퇴양난

조선일보
입력 2025.08.30. 00:06
민주노총, 진보당 등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 입법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성명을 내고 “현대차 사측이 2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풀지 않아 노동자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울산1공장 생산 라인 점거와 2013년 ‘현대차 희망버스’ 사건 등 총 5건의 사건에 대해 법원 판결이 난 200억원대 손해배상을 면제하라는 것이다.

이달 초 현대차는 민주당 압박 속에서 3억6800만원 규모의 노조 상대 손해배상 소송 3건을 취하했다. 그런데도 노조가 법원에서 확정 판결된 손해배상 문제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현대차 측은 “법치주의에도 안 맞고 개정된 상법에 따른 주주 이익 확대 규정에도 맞지 않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손해배상을 철회했다가는 주주들로부터 “왜 회사에 손해 끼치는 일을 했느냐”고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달 말 파업 하청노동자를 상대로 470억원 손배 청구 소송을 취하하려고 했지만 한 달째 미뤄지고 있다. 검토 과정에서 ‘일방 취하를 할 경우 경영진에 대한 배임죄 고발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와 이사진 상대로 설득 작업 중이다. 노조에 대해서도 ‘소 취하’의 최소 명분으로 노조 측 사과문과 재발 방지 약속을 요청했는데, 쉽게 협의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서로 모순되는 측면이 있어 기업들을 이중고에 몰아넣고 있다. 개정된 상법은 기업 경영진에게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할 의무를 강화했다.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이 의무의 일환이다.

반면 노란봉투법은 경영진에게 이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거나, 심지어 포기하도록 강요한다. 결국 경영진이 법적 권리를 포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데, 이는 형법상 배임죄와도 정면 충돌한다. 한쪽에서는 주주 이익에 반하고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노동법이라는 명분으로 이를 사실상 강요하는 셈이다. 기업들을 이런 진퇴양난 속에 몰아넣은 정부 여당은 그저 손 놓고 나 몰라라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