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한 전 총리 영장 기각, 특검 수사 정치 굴레 벗어야

太兄 2025. 8. 28. 16:05

한 전 총리 영장 기각, 특검 수사 정치 굴레 벗어야

조선일보
입력 2025.08.28. 00:06업데이트 2025.08.28. 00:13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7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영장 청구에 대해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본건 혐의에 관해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와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현재 지위 등에 비춰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에 대한 구속 심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 25분간 이어졌다. 사건의 중대성에 비해 심사가 짧게 끝나면서 결론이 빨리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실제 기각 결정도 이날 밤 10시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이뤄졌다. 다른 정치적 사건에 비해 영장 기각 판단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작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상당수 국무위원들을 내란 방조 혐의로 수사하려던 특검 방침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부터 한 전 총리에게 계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한 전 총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윤 전 대통령의 방침을 통보받았다. 대통령에게 얼마나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느냐에 따라 도의적 책임을 따질 수 있을지언정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판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전 총리에 대한 영장 청구는 특검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부터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주요 종사자라는 프레임을 씌웠고 특검 수사도 이런 정치적 압박에 일정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직무대행을 지낸 한 전 총리마저 법적 심판대에 오른 것에 대해 국제사회도 주목했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대한민국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는 글을 올린 것도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등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특검 수사와 재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번 영장 기각 결정이 특검 수사가 정치 굴레를 벗고 오직 법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