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논의될 '중국 견제 주한 미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주한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동맹을 현대화’시키는 데 양국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주한 미군의 역할과 성격은 여러 요인 때문에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 자극 우려 등을 이유로 그동안 언급을 피했던 정부가 주한 미군 역할을 대북 억지에서 중국 대응 중심으로 재조정하는 ‘동맹의 현대화’ 문제를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이 주한 미군을 대중(對中) 견제 전력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은 미국 자체의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 전략의 초점은 온통 중국에 맞춰져 있다. 곧 발표될 미국의 국방 전략(NDS)에도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에 대비한 미군의 재편이 담길 예정이다. 첨단 무기와 수송 수단의 발전으로 과거처럼 대규모 미군을 한국에 직접 주둔시켜야 할 필요성도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중국의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주한 미군 병력 일부를 한반도 밖으로 이동시킬 수 있고 이는 주한 미군의 실질적 감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지난 70년 간 유지됐던 한미 동맹의 기본 구조가 바뀌는 문제다. 미국은 자신이 한국을 위해 싸웠던 것처럼, 한국도 중국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만약 한국 정부가 이런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동맹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중국 문제에 대한 한미 간 온도 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후에도 미국 측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가 필수 요소임을 강조했다”고 밝힌 반면 우리 정부 발표에 이 내용은 없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누적되면 이재명 정부가 ‘친중’이라는 미국 일각의 인식이 굳어질 우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열릴 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주한 미군의 역할 변화와 함께 방위비 분담금 이상, 국방비 증액 같은 안보 청구서를 내밀 것이다. 중국과 북한에 대한 자신의 구상과 제안에 이재명 대통령이 어떻게 호응하는지를 보고 자신의 우군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는 전작권 조기 전환이나 한미 연합 훈련 축소 같은 주장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를 방치하는 듯 보인다. 관세도, 안보도, 국내 정치용 주장을 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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