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만 LNG선 170척 필요"… 조선 빅3, 수주가뭄 속 '단비'
글로벌 LNG 사업, 새 동력으로

올해 1~5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같은 기간을 비교해도 가장 작아, 일각에선 조선업 상승세가 예상보다 빨리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발주 가뭄 속 세계 곳곳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이 새로 시작되며, 한국 조선소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국에서 발전 사업을 키우자 LNG 위상이 높아졌다. 또 세계 각국은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자, 화석연료 발전 대신 LNG 사용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런 환경이 대규모 건조가 가능해 물량 공세를 하는 중국 조선소보다 기술이 앞선 K조선에 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우리 조선업계에선 2020~2023년 ‘카타르 LNG 프로젝트’로 조선 3사가 사실상 싹쓸이 수주를 했던 시기를 떠올린다. 이 사업은 세계 1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2020년 당시 7700만t 수준인 연간 LNG 생산량을 2027년까지 1억2600만t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는데, 한국 조선 3사는 2020년 이후 카타르가 발주한 LNG선 128척 중 98척을 수주했다.

◇팬데믹·카타르 수주 특수 끝물
영국 조선해운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1592만CGT(표준선 환산톤수·515척)로 전년 같은 기간(2918만CGT·1242척) 대비 45% 줄었다. 한국·중국 조선사 모두 수주량이 전년 대비 대폭 줄었다. 팬데믹 기간 물류 대란에 대응하기 위한 컨테이너선 발주,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 굵직한 발주가 대부분 끝난 영향이다. 현재 추세대로면 올해 연간 수주는 3000만CGT 수준으로 작년(7250만CGT)의 절반에도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리 조선 3사도 작년부터 연간 수주 목표를 하향 조정하거나 공개하지 않으면서 호황 끝에 닥칠 수주 절벽에 대비해 왔다. 조선 3사 모두 향후 3~4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해 배를 만드는 공간인 독(dock)이 거의 다 차 있는 상황이라, 그 이후를 대비해 선별 수주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전략의 핵심 선박 중 하나가 LNG선이다.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화물창에서 액화 상태로 옮기는 LNG 운반선은 극저온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1척당 가격도 2021년 1억8900만달러에서 지난 5월 2억5500만달러(약 3500억원) 수준까지 올라 수익성도 더 좋아졌다. 특히 기술 격차가 아직 벌어져 있어, 중국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LNG선의 경우 작년 한국은 수주량이 68척으로 전체의 약 62%를 차지했는데 중국은 41척(38%)이었다. 하지만 중국 수주량의 상당수는 자국 해운사 발주 물량이었다.
◇조선 3사 각각 LNG선 경쟁력
올 초 기준 세계 각지에서 LNG 프로젝트 사업이 약 26개 진행 중이다. 프랑스의 선박 중개 기관 BRS는 2034년까지 연평균 5%씩 LNG 수요가 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10년간 LNG 운반선 243척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후 선박을 교체하는 수요까지 합하면 400척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30년까지 북미 프로젝트에서만 신규 운반선 170척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국내 조선 3사는 각각 경쟁력으로 미국 등 LNG 특수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쇄빙 LNG 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다 건조 실적(21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는 알래스카 LNG 사업이 본격화하면 북극 항로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상에서 LNG를 바로 생산, 액화까지 하는 부유식 설비 FLNG 시장에서 앞서 있다. HD현대는 친환경 연료 전환 수요 증가에 따라 LNG 벙커링선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바다 위 주유소’로 불리는 LNG 벙커링선은 LNG 추진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특수 선박으로, HD현대미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한 발주가 이어져 연간 LNG 운반선 100여 척이 투입될 전망인데, LNG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지연될 경우 대규모 발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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