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속 서로 공습… 이란 "이스라엘이 멈추면 우리도 중단"

이스라엘의 13일 이란 핵 시설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점점 격화하고 있다. 이란이 첫 공격 당일 바로 보복 공습을 감행하자 14일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에 나섰고, 이란도 바로 재보복 공격을 했다. 15일까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은 처음으로 이란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고, 이란은 이스라엘 민간인 주거 지역을 공습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양국의 군사 충돌이 수주간 계속될 수 있다며 전면전과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란이 먼저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면 우리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군 당국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란은 13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3일간 이스라엘 전역에 100~150여기의 탄도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미사일 공습을 최소 5차례 이상 퍼부었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를 중심으로 중부 지역과 서안 지구에 접한 예루살렘 주변, 북부 항구 도시 하이파 일대가 주요 표적이 됐다.
이스라엘 군 기지와 정보 기관(모사드) 등을 주로 노렸던 과거 공격과 달리, 이번에는 민간 주거 지역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듯한 공습이 벌어졌다. 중부 바트 얌에선 14일 밤 이란의 미사일이 주택 밀집 지역을 덮쳐 8세 여자 어린이를 비롯해 6명이 사망하고 180명이 부상했다. 또 20여 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됐다. 북부 탐라 지역의 주택가에서도 13세 소녀를 포함해 한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성 4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앞서 13일 밤과 14일 새벽에는 4차례의 공습으로 이스라엘 중부에서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 구조 당국은 15일 오전 “사흘간 최소 13명이 숨지고 28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과 10월의 공습에서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과 비교된다. 로이터는 “하이파 정유공장의 송유관과 송전선도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큰 인명 피해가 나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다층 방공망이 이란의 거듭된 공격에 과부하에 빠져 허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즉각 방공 지원에 나섰다. AP통신은 “미국이 13일 밤부터 중동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과 사드(THAAD) 방공 미사일 체계, 인근 해역의 구축함 등을 총동원해 이란발 미사일 격추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당초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했던 방공 미사일 약 2만발을 이스라엘로 보내기로 했다. CNN은 “요르단과 프랑스, 영국 등도 이란 미사일과 드론 격추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도 이란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공군은 15일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의 국방부 건물과 석유 저장고, 테헤란 외곽 인근의 핵 관련 시설인 ‘방어혁신연구기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오후에는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해안에 있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제14광구 시설을 공격했다고 이란 매체들이 전했다. 또 이스라엘 공습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 서부의 미사일 기지도 추가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14일 “지난 40여 시간 동안 이란 전역에 걸쳐 150개의 목표를 타격했고, 테헤란을 중심으로 이란 여러 지역을 계속 공격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5곳의 핵시설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에 “이란 최대 핵시설인 나탄즈의 지상 시설(농축 우라늄 시험 시설)이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순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400kg이 저장된 지하 시설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IAEA는 다음 날 “이란 이스파한의 주요 핵시설 4곳도 파괴됐다”고 확인했다. 이들 시설에선 일부 방사능 누출이 있었으나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IAEA는 밝혔다.
이란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의 추가 사망 사실도 확인됐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14일 “알리 바카에이 카리미 등 핵 과학자 3명, 또 이란군 총참모부의 골란레자 메흐라비 준장(정보 담당), 메흐디 라바니 준장(작전 담당)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핵 과학자는 총 9명, 군 최고 수뇌부는 최소 6명으로 늘어났다. 장성급 사망자는 30명에 육박한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군 관료를 포함해 78명이 숨졌고 3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양측은 서로를 향한 보복 공습이 계속될 것임을 공언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이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14일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하면 더 가혹하고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민간인 공격으로) 선을 넘었다”고,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공격이 계속되면 테헤란이 불타오를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다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 이란 주재 외국 외교관들을 만나 “중동 지역으로 확전을 원치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면 우리도 보복 조치를 중단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그러나 이날 오전 X를 통해 “이런 전역의 무기 공장 인근 민간인들은 즉시 대피하라”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국제사회가 일제히 교전 중단과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선 양측의 설전이 벌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공격해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범죄 행위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이 미국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며 미국을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에 “이란에 외교적 해결 기회를 계속 줬지만, 핵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며 “이란의 위협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급 전화 회담을 갖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만약 이란이 우리를 공격하면 미군의 힘과 완력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수준으로 (이란에) 내려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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