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모 2척, 남중국해 넘어 서태평양 진출... "美와 주도권 다툼 시작"
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 북부~보르네오의
제1도련선 넘어 전투기 이·착함 작전
텅 빈 남중국해에는 미 항모 니미츠함 진출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항공모함 두 척과 군함들이 동시에 자국 연안과 남중국해를 넘어 처음으로 서태평양인 필리핀 해역으로 진출했다.
동시에 중국 항모 두 척이 모두 떠난 남중국해에는 9일 미국 원자력 추진 항모 니미츠함이 들어섰다. 니미츠는 서태평양과 인도양을 담당하는 미 해군 제7함대의 항모 니미츠함은 현재 남중국해의 스카보로 암초의 북동쪽 270㎞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니미츠함은 얼리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과 호바트급 구축함의 호위를 받고 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9일 중국 항공모함들이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1200㎞ 떨어진 이오지마 섬 동쪽 태평양 해역에서 합동 작전을 펴며 전투기를 이·착함시키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운용하는 항모는 ‘랴오닝’과 ‘산둥’으로, 지난 7일 랴오닝이 먼저 일본 열도 너머 서태평양 지역에 호위함들과 함께 진출한 것이 목격됐다.
그동안 미국은 냉전 시대인 1950년대 초부터 규수·오키나와·류큐 제도 등의 일본 남부와 타이완~필리핀 북부~보르네오 북단~남중국해 북부 해역에 이르는 자연적 장벽인 ‘제1도련선(第一島鏈ㆍFirst Island Chain)’을 설정하고, 중국 해군의 활동 반경을 제약해 왔다. 반면에, 중국도 이 도련선 안에서는 해상 패권을 유지하겠다며, 미국과 다른 강대국에 대해 ‘접근 거부/지역 거부(A2/ADㆍAnti-Access/Area Denial)전략을 펼쳐왔다.

중국은 그동안 이 제1도련선의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 해군력 강화에 집중해, 그 일환으로 항모를 건조해 왔다. 항모는 수백~수천 ㎞ 떨어진 지역까지 전력을 투사(投射)할 수 있다. 중국은 ‘랴오닝’과 ‘산둥’ 외에도 세 번째 항모인 ‘푸젠(福建)‘함이 해상 시험 중이며, 네 번째 항모도 건조 중이다.
중국 해군이 제1도련선 너머까지 항모 작전을 펼친다는 사실은, 미국이 구축한 전략적 방어 라인을 돌파하고 해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중국 해군도 공식 X(소셜미디어 플랫폼) 계정에서 항모 랴오닝과 산둥, 이들 항모에 탑재된 J‑15 플랭커 전투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 해군의 대변인 왕쉐멍 선임대령은 두 항모 기동단이 “서태평양 수역에서 원양(遠洋) 보호와 합동 작전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확인했다. 중국 해군의 이 발표문은 또 “이 훈련은 연례 계획에 따라 정례적으로 기획됐고, 인민해방군 해군의 이 임무 수행은 관련 국제법 및 관행에 부합하며, 특정 국가나 표적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항모 랴오닝 갑판에 정렬된 J‑15 전투기들은 모두 최신형인 J‑15T 버전이었다.
J‑15T는 CATOBAR(단거리 사출 및 와이어 회수) 식으로 항모 갑판에 이ㆍ착함할 수 있도록 제조된 전투기다. CATOBAR는 증기ㆍ전자식 사출기로 항공기를 짧은 거리에서 고속으로 밀어내서 이륙시키고, 착륙 시에는 항공기 꼬리 밑의 어레스터 훅(arrestor hook)을 갑판에 설치된 강철 와이어에 걸어 회수하는 방식이다.
현재 랴오닝과 산둥 항모는 이륙 시에는 스키 점프 램프를 이용해 항공기가 자력으로 이륙하게 하는 STOBAR(Short Take-Off But Arrested Recovery) 방식으로 건조됐지만, 푸젠 항모부터는 CATOBAR로 설계됐다.
랴오닝 항모에 탑재된 J‑15T는 또 러시아제 AL‑31F 엔진 대신 중국산 WS‑10 터보팬 엔진이 탑재됐다. 또 보다 현대적인 항공 전자장비(avionics)을 갖췄고 능동전자주사식(AESA) 레이더 장착이 가능하다.
랴오닝과 산둥은 작년 10월에 처음으로 합동 작전을 수행했지만, 당시는 남중국해로 제한됐다. 따라서 이번 서태평양에서의 두 항모 작전은 그보다 훨씬 큰 전략적 의미와 시사점을 지닌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중국 항모들의 태평양 진출은 “중국이 위기 시 일본뿐 아니라 일본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도 서태평양 주도권을 놓고 맞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중국 항모들이 작전 중인 해역은 하와이나 서부 해안, 괌에서 출발한 미 함대가 일본이나 대만으로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 컨퍼런스인 샹그릴라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중국 공산당이 타이완을 침공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강력한 억지력으로 중국의 전쟁 도발을 막고, 만약 억지력이 실패하고 군통수권자가 명령하면 우리는 국방부가 가장 잘하는-싸워서 이기는-것을 단호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랴오닝 항모는 5월말부터 필리핀해 쪽으로 이동해, 동중국해와 미야코 해협을 거쳐 이동했고, 산둥 항모 기동단도 타이완과 필리핀 사이의 루손 해협을 통과해 현재 일본 미아코 섬의 남서쪽 약 547㎞ 해역인 오키노토리시마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이착함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법 상 다른 국가의 EEZ 내에서도 ‘항행의 자유’의 근거해 해상 작전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11월 미 해군의 로널드 레이건ㆍ니미츠ㆍ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 타격단이 서태평양에서 동시에 작전을 펼쳤다.

군사 전문가들은 곧 중국 해군의 항모 기동단이 괌 인근에서 기동하거나, 미국령 웨크(Wake), 미드웨이, 심지어 하와이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본다. 이미 중국 해군의 전함들은 알래스카 및 고위도의 북극 수역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이 가상하는 제2도련선은 일본 본토와 사이판, 괌, 팔라우, 인도네시아 북부를 잇는 선으로, 미국은 중국이 이 선을 넘으면 원양 해군(blue-water navy)로서 미국의 서태평양 전략적 핵심기지인 괌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국 항모는 크기가 작고 함재기 수도 미국에 비해 적다. 미국은 현재 대형 원자력 추진 항모 11척을 운용하고 있다.
또 중국이 항모를 증강하자, 일본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이ㆍ착륙할 수 있는 소형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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