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여성 비하하고 공격해도 침묵하는 여성 단체들, 존재 이유가 뭔가

太兄 2024. 4. 4. 19:21

여성 비하하고 공격해도 침묵하는 여성 단체들, 존재 이유가 뭔가

조선일보
입력 2024.04.04. 03:12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뉴시스

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는 2022년 유튜브에서 ‘이대 초대 총장 김활란 여사가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고 말한 근거로 성공회대 교수의 논문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 논문에 ‘성 상납’ 내용은 없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위안부와 성관계했을 것’이라고도 했지만 아무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명색이 역사학자 출신이라면서 역사적 근거도 없는 ‘여성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이대 측이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라며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민주당도 선거를 감안해 사과를 권고하자 김 후보는 그제야 “표현에 신중하지 못했다”고 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사람(김 후보)이 당선돼 정치를 한다면 망언밖에 더 하겠나”라며 “(의원) 자격이 없다”고 했다. 위안부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내놓을 분노와 반응이다. 그런데 여성 운동을 한다는 여성 단체와 여성 운동 경력을 내세우던 민주당 정치인들은 분노는커녕 기이하리만치 조용하다. 김활란 총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던 여성단체협의회 정도만 “규탄한다”고 했다.

4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도 여성 단체들은 침묵했다. 여성 단체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가해자인 박 전 시장을 ‘아름다운 분’이라고 하고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불러 2차 가해를 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도 비판에 나선 여성 단체는 드물었다. 윤미향 의원이 위안부 할머니의 고초를 이용해 돈벌이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입을 닫았다. 오히려 “위안부 운동 훼손 우려”라며 윤 의원을 감싸기까지 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 등에 대해선 귀를 막았다. 2018년 유명 문화 예술인의 성 추문이 잇따라 터졌을 때도 침묵하거나 마지못해 하나 마나 한 성명을 냈다. 이 땅의 여성 단체들은 왜 존재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