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양

구름은 고향이 없다---

太兄 2024. 4. 21. 17:45

💙구름은 고향이 없다---

※“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은 애초에 정해진 바탕이 없다.”
일찍이 東坡(동파)는 자신의 시에서 “行雲流水(행운유수), 初無定質 (초무정질).” 이라 하였다.
누구도 바다의 고향을 묻지 않는다.

바다의 고향은 강이었고, 개천이었고, 계곡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바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황지우 시인은 말했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돌아보면 누구나 자신의 ‘지나온 길’이 보이지만,
앞을 보고 걸을 때 ‘가야했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정처 없는 길이었다.
인생에 정해진 길이란 없다.
오직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일 뿐이다.
방법은 언제나 내 안에서 찾아야만 한다.

비록 경로를 이탈한 변방의 아웃사이더에 불과 할지라도 무의미한 인생이란 없다.
세상의 ‘경로’란 것도 세속이 만들어 낸 관습과 문화일 뿐, 모든 인생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고정불변의 정언명령은 아니다.
모든 꽃이 반드시 봄에 피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도 피고 가을에도 피며 심지어는 겨울이 돼서야 피는 꽃도 있다.
사과나무와 떡갈나무가 자라는 속도가 다르듯, 저마다 인생의 봄은 이렇게 서로 다른 법이다.

과거를 돌아보지 말자.
어차피 세월은 흘러갔고 구름은 소멸할 뿐이다.
바다에게 고향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새는 날면서 뒤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나그네는 갈 길이 남아 있을 때 행복한 법이다.

가지 않은 길이란 갈 수 없었던 길이 아니라, 가기가 두려워 회피한 길이다.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후회는 쉬운 길을 선택했던 자의 넋두리에 불과하다.
가지 못한 길을 뒤돌아보는 자보다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자의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
그것이 길을 ‘아는 자’와 ‘걷는 자’의 차이이다.
누구나 인생을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살고 싶지만, 돌아보면, 파란만장한 삶이 훨씬 더 아름답다.
어쩌면 행복이란? 목적지에 있지 않고, 목적지를 가는 여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그 여정의 한 길목에 서 있다.

루쉰이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도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 <고향> 중에서
*************
♥  가곡 '바위고개' 이야기 / 이어령♥                    
 
바우와 순이는 소꿉놀이 친구로, 순이는 건너마을 공장에 다녔는데,
순이가 공장에서 산길로 돌아올 때면, 바우는 나무를 다하고 바위 뒤에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나서 둘은 나란히 바위고개를 넘어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바우는 머슴살이하러 고향을 떠났고, 순이는 혼자 남아 계속 공장에 다녔는데,
혼자 돌아오는 고갯길은 너무나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1절)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님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고개위에 숨어서 기다리는 님/
그리워 그리워 눈물납니다.

(2절)
바위고개 핀 꽃 진달래꽃은/
우리 님이 즐겨즐겨 꺽어 주던 꽃/
님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님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바우는 머슴살이 10년간 정말 열심히 일을 하여, 돈을 모아 순이를
만나러 고향에 돌아왔는데,
순이가 시집을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위에 걸터앉아 진달래꽃을 안고서
하염없이 울고 울었답니다.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님이 그리워 하도 그리워,
십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진달래꽃 안고서 눈물집니다"
한국의 슈베르트라 불리는 "이흥렬(1909~1980)"이, 작곡한 노래 가사로,

그는 함경남도 원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으로 유학하여
'동양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귀국 후인 1932년에 이 곡을 만들었는데,
"10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라는 가사로, 일제치하의 민족의 울분을 이 노래에 담았기에,
이 곡은 일종의 애국가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우리나라의 중학교, 고등학교 음악교과서를 만들었으나,
그가 과거에 친일행적이 있다하여 "친일인명사전"에 올라갔는데,
이러한 예술의 영역까지 우리나라의 극단적인 친일판단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일본월간지 "문예춘추"를 매달 빠지지 않고 봤었는데,
항상 하는 말이, "일본을 이길려면, 일본말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일본사람들이 무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극일극일 하면서,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하는 말, "일본사람들 정직하고 부지런한 것은 꼭 배워야 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저는 일제 강점기 때의 한국가곡 중, 이 "바우고개"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서글픈 가사와 서글픈 멜로디가 그때의 우리나라의 입장과 너무 같았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가 워낙 유명한 노래인지라,
수많은 성악가들이 이 노래를 불렀으나, 저는 중앙대음대 성악교수였던
"메조소프라노 정영자(1946~ )"가, 이 노래를 가장 잘 불렀다고 생각합니다.
듣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는 것 같습니다.

       ♡♡ 바•위•고•개 ♡♡
이흥렬 작곡/ 메조 소프라노 정영자
https://youtu.be/2PjAgE0T2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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