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 청계천에서 이명박을 바라보다 -

太兄 2025. 5. 24. 20:21

- 청계천에서 이명박을 바라보다 -

 

 

오늘도 청계천엔 백로가 서 있었다. 참마자 잉어 붕어 피라미가 유영하는 물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던 백로는 잠시 후 물고기 한 마리를 물고 있었다. 여름 무더위를 피하러 나온 사람들은 청계천에 발을 담그고 있었고, 아이들은 백로의 물고기 사냥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던 시절 청계천은 그야말로 똥물이 흘러가던 하천이었다. 그것도 서울의 중심부를 오물냄새로 오염시키며 갇혀있던 죽은 하천이었다. 이 괴로운 풍경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모습이었다.

 

이명박은 서울시장이 된 후 2003년 중반 청계천 공사에 들어갔다. 현대건설을 맡아 경영하던 경험을 살려 청계천을 바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강에서 물을 끌어와 끊임없이 흐르게 하였다. 이윽고 청계천은 물고기가 사는 하천으로 변모하였다.

 

그전에 한강은 전두환의 한강종합개발 이후 아름답고 맑은 강이 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말끔히 정비된 한강. 서울의 모든 쓰레기가 산을 이루던 난지도 또한 말끔히 단장되었다. 그리하여 청계천은 한강의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도심하천이 되었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어 있었다.

 

청계천엔 아이들의 꿈과 행복이 있었다. 맑은 물이란 사람들의 가슴에 파아란 위안을 주는 그리움 같은 것이었다. 아름다움을 보는 시민들의 마음처럼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다. 커다란 잉어며 가물치가 퍼득이는 풍경은 생명이 풍성한 경이로운 공간이었다.

 

이명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대한민국 국토에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강을 다듬은 위대한 건설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필자는 민주당 빨갱이들이 혐오하던 4대강 찬양론자였다.

 

당시 대한민국의 강은 쓰레기며 토사가 쌓여 물길마저 탁한 생명이 죽어가는 곳이었다. 하천과 강은 더럽고 추했으며 온갖 벌레가 들끓던 우범지대 같은 곳이었다. 이명박은 그런 강을 개척해 나갔다.

 

홍수에 무너지던 둑이 단장되고, 물을 가두지 못해 가뭄에 도움이 되지 못하던 강과 하천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둑길은 새로운 도로가 되어 주었다.

 

그 무렵 나는 법정스님과 싸우고 있었다. 법정스님은 운하를 반대하였고, 이어 4대강사업도 극력 반대하고 있었다. 국토를 파헤치고 나라의 강토를 망친다는 좌익빨갱이들의 논리를 수용한 까닭이었다.

 

그때 나는 높은 수양믈 이룬 고승(高僧)도 빨갱이들의 사주(使嗾)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명박 대통령 당시 대한민국 전역을 휩쓸던 4대강 반대 시위를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운하는 포기되었으나 4대강은 진행되었고, 그리고 오늘을 맞이하고 있다. 여름철 엄청난 폭우 속에도 홍수는 일어나지 않았다. 보를 막아 물을 대고, 강 주변엔 농부들이 마음놓고 하우스 농사를 짓게 되었다. 문재인 시절 보를 허무는 짓을 막은 것도 바로 그 농부들이었다. 그리하여 4대강은 오늘에 이르렀다.

 

필자는 4대강 운하를 찬성하던 사람이었다. 그 옛날부터 강은 바다로 나가고 들어오는 물길이었다. 고려시대는 예성강의 물길을 통해 들어온 외국상선들과 벽란도에서 무역을 했었다. 영산강은 일본으로 가던 통로였다. 왕인박사는 영암 영산강 나루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 학문을 전해 주었다. 필자는 그 역사를 회복하고 싶었다.

 

영산강 하구언을 트면 뱃길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광주터미날에서 배를 타고 흑산도로 가면, 밤바다에서 갈치낚시를 즐기고 다음날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빨갱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고 있었다.

 

다시 운하를 만들어 뱃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하사업은 대한민국 국토를 개척하는 마지막 토건사업이다. 그것은 바다와 연결되는 소통이면서 대양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물길을 여는 작업이다. 강 곳곳마다 터미널이 세워지면서, 대한민국 전역에는 힘찬 개척의 숨소리가 울려퍼질 것이다.

 

밤이 아름다운 곳, 청계천에 비가 내린다. 흐르는 아름다움이란 남겨진 그대로 비에 젖어있고, 항상 그렇듯이 오늘도 가슴 아픈 기억으로 반추되고 있다. 그리하여 역사의 어둠 속으로 잊혀져 가는 이명박의 뒷모습은 아름다울 수 있다.

 

위인은 사람이 아니라 역사가 기억한다. 이명박대통령께서 좌익빨갱이들에 의해 운하를 향한 뜻을 굽히고 온갖 수모를 당하며 한때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더라도, 청계천에 백로는 날아올 것이고, 역사는 말없이 이명박을 기억하리라.

 

 

2025. 5. 25.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