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양
세월아 내 뒤를 따라오렴
太兄
2025. 4. 7. 20:27
세월아 내 뒤를 따라오렴
먼길을 돌아와 얼마쯤일까.
산 모퉁이 자갈길에 다리가 무거워서 가던 길을 쉬어갈까 두리번거리지만
내 쉴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아 바위 위에 걸터 앉아 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몰아 쉬니 지나온 한평생 너무 허무하구나.
젊은시절엔 그 세월이 더디 가기에 어서 가자 세월아 재촉도 했었는데
속절없이 변해가는 내 모습에 살아온 지난 일들이
후회와 아쉬움만 더덕 더덕 쌓이고 남은 길은 저만치 눈에 어린다.
걸어온 그 험난한 길 위에 내 흔적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뒤 돌아보니 보잘것 없는 삶이었기에 작은 이 마음만 미여 지는 것 같다.
줄어드는 꿈이라 이 길을 멈춰 설수 없다 해도 날로 쇠약해지는
육신에 허약함을 어이 감당해야 하나....
가는 세월아 너도 쉬엄 쉬엄 쉬었다
내 뒤를 따라 오려무나...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이제 따라 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내 쉬엄 쉬엄 갈터이니 우린 두고 너만 갈수 없겠나?
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 따라 숨 가쁘게 달려오며
미운정 고운정 뒤섞인 너와 나
이젠 나를 두고 니만 가거라.
내 볼품없는 흔적이지만 보듬으면서
내 이웃과 흉금 털어놓으며 너털웃음 깔깔대며
여기 머물러 悠悠自適하구 싶구나
이젠 나를 내버려 두고 가거라
너만 가거라...
아멘 타불 알라